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심리 역시 위축된 만큼 강남 3구와 한강벨트의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강남·서초에서는 가격을 20% 이상 낮춘 급매물을 중심으로만 일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가격 중하위권 지역에서는 전세시장 불안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전세대출 한도와 보증 규제 강화 이후 보증부 월세 계약이 늘었고 고금리 상황에서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도 증가했다. 순수 전세 물량이 줄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다른 지역에서 전셋집을 찾거나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낸 뒤 빈집 상태로 매물을 내놓는 경우도 전세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입자의 보증금이 남아 있으면 매수자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고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면서 매수로 전환하는 수요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9월 셋째 주 아파트가격 동향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확인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13% 올랐지만 강남·서초·송파는 모두 하락했다. 서대문구는 0.44%, 노원구는 0.37% 상승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19% 올라 매매가격보다 상승폭이 컸다.
경기 남부에서는 삼성전자 사내 주택자금 대출 시행 이후 수원과 용인·동탄 등 주요 출퇴근 지역에서 매수세가 강해졌다.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1.09% 상승했다. 용인 기흥구는 0.48%, 화성 동탄구는 0.45% 올랐다. 삼성전자 사업장과 가깝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할 수 있는 지역에서 상승폭이 컸다. 경기 아파트값도 21일 기준 0.23%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 남부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서울 동남권과의 가격 차이도 줄어들 수 있다. 광교 신축 아파트와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 가격이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면 삼성전자 임직원 가운데 서울 거주를 택하는 수요가 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내대출 기준인 25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까지 매수 수요가 퍼질 가능성도 있다.
남혁우 연구원은 “경기 남부에서 유입되는 유동성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25억 원 이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의 가격 하방을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삼성전자 사내대출 효과가 이어지는 동안 서울 중하위권과 경기 남부의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