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i’가 9월 30일 기준 국회 17개 상임위의 증인 채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개 자료에서 확인한 증인은 1972명이다. 기관증인 1804명, 일반증인 168명이며 참고인은 제외했다. 운영위·성평등가족위·정보위의 증인 명단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아 집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대법관 후보 재제청 갈등의 당사자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 대법원장은 8월 18일 손봉기 후보자를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실질적인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28일 재제청을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9월 22일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공문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이를 거부했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증인 채택이 사법부 독립 침해라며 반발해 9월 28일 법사위 의결 때 퇴장했다. 오는 6일 대법원 국감에서는 후보자 제청 전 협의 과정과 재제청 요구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방위는 국방부 소속 56명과 합동참모본부 소속 31명을 기관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방부와 합참 국감에서는 9월 21일 장병 3명이 다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사고 엿새째인 27일 시작된 합동 현장조사는 첫날 폭발 지점까지 살피지 못했다. 합참은 다음날(28일)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과 군의 초기 조사, 장병 안전 조치가 쟁점이다.
정무위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금융위 관계자 17명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감원 관계자 16명을 기관증인으로 채택했다. 국감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과정과 투자자 보호 대책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관련 상품 상장 뒤 국내 주식 시장에서 발생한 극심한 주가 변동과 투자자 손실의 확대를 막기 위해 7월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투자 문턱을 높이는 등 조치를 취했다. 국회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상장 허용 과정에서 의견 수렴이 형식적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금융위는 필요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상품을 허용할 때 위험성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도 질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된 YTN 매각 문제도 국감에서 다뤄진다. 감사원은 공기업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에 당시 정부 기관들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신승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과장, 배중섭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조성은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일부 지분만 팔려던 계획이 전량 매각으로 바뀐 경위에 대한 집중 질의가 예상된다. 유진그룹의 YTN 인수 승인 취소 요구와 인수 이후 보도 독립성 문제에 관해서는 전준형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을 참고인으로 부른다.
교육위원회가 채택한 성윤석 유웨이어플라이 대표에게는 최근 발생한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를 묻는다. 지난달 11일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마감 직전 접속 장애가 발생해 100개 대학이 마감을 한 시간 연장했다. 원서를 내지 못한 수험생을 위한 별도 구제 절차도 진행됐다. 성 대표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사과한 가운데, 장애 경위와 수험생 구제 조치가 적절했는지 질의할 예정이다. 교육위는 수능 문항거래 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정식 메가스터디 강사를 증인으로, 거래 관행을 설명할 사업가 김배관 씨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같은 사람이 두 상임위 명단에 오른 사례도 있다. 임낙호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서울 삼성역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공사현장 철근 누락 시공 문제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건설 안전 현안과 JTX(중부권광역급행철도) 사업 추진 문제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삼성역 공사에서는 철근 누락 경위와 점검 절차가 다뤄질 전망이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교육위원회에서 청소년 대상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문제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챗봇의 위험성과 관련해 증인 명단에 올랐다. 교육위는 같은 사유로 AI 캐릭터 챗봇 ‘크랙’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와 ‘베이비챗’ 운영사 일레븐 이관형 대표도 불렀다. 두 상임위는 청소년 이용자 보호와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살펴볼 예정이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에게 과방위는 앱마켓과 유튜브 구독료를,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법인세 회피·탈세 의혹을 묻는다. 같은 플랫폼 기업을 두고 이용자 가격과 국내 사업의 세금 문제를 각각 따지는 셈이다.
과방위 증인 명단에는 이종현 SK텔레콤 정보보호최고책임자, 이상운 KT 정보보안실장,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이 올랐다. 세 통신사가 침해사고를 언제 파악했고 이용자에게 어떻게 알렸는지, 이후 어떤 보안 조치를 했는지가 주요 질문이다. 티빙 침해사고로는 최주희 티빙 대표와 윤상현 CJ ENM 대표를 채택해 고객 보상과 모회사 감독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정무위 기관증인인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과 이재형 조사조정국장에게는 감독기관의 조사와 후속 조치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토위 증인 명단에는 BYD·테슬라·만트럭버스코리아 대표들이 나란히 올랐다. 딩하이미야오 BYD코리아 대표와 조인철 승용부문 대표에게는 자동차 소비자 정책을, 서영득 테슬라코리아 대표에게는 운전보조장치 안전 문제를 묻는다. 피터 앤더슨 만트럭버스코리아 대표는 수입차 정비업체와 공급업자 간 불공정 거래 문제로 채택됐다. 테슬라 관련 최영석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소비자위원장과 정비업 관련 천휘연 대동유로모터스 대표는 참고인으로 부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홈플러스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비대면 약배송과 관련해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와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을 부른다.
복지위는 서울의료원 간호사 태움 사건과 관련해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을 증인으로, 김서영 간호사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병원 운영·관리 책임을 묻는 동시에 간호사가 현장에서 겪은 일을 듣기 위해서다. 반복된 중대 의료사고에 관해서는 서울 강남구 똑똑플란트치과 손동국 대표 원장과 피해자 유가족 이진영 씨를 각각 증인·참고인으로 불렀다. 똑똑플란트치과는 임플란트 등 시술 환자가 맥박·호흡곤란, 출혈 지속 등 증상을 보여 최근 3년간(2023년 8월~2026년 8월) 119 구급대가 총 22차례 출동, 13명이 응급실로 이송됐으며 올해만(2·8월)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감에서는 기관과 병원 측 설명뿐 아니라 그 대응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전망이다.
변수는 핵심 증인의 실제 출석 여부다. 증인이 막판에 빠지거나 교체되면 해당 현안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 관계자는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현재 증인 명단으로 올라와 있더라도 나중에 가서 증인이 빠지거나 바뀌면서 감사가 필요한 이슈를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회는 확실히 감사가 필요한 이슈에 대한 증인 변동을 받아들이지 않고 감사를 진행해 국정감사의 참기능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