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계 방식은 지난 3월 KBO의 자료를 기준으로 신인을 제외한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30인, 아시아쿼터 10명 연봉을 포함했다. 외국인 선수 계약금은 제외했다.
#정규리그 우승 KT, 연봉 지출 효율도 1위
가장 성공적인 시즌을 치른 팀은 KT로 꼽힌다.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90승 49패 5무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막판 10연승을 내달리며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득점(최원준), 타점(힐리어드), 다승(고영표, 공동 1위), 홀드(스기모토) 등 다방면의 개인 타이틀 수상자도 배출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KT는 이에 더해 가장 좋은 효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이 이번 시즌 투자한 선수단 연봉은 국내 선수, 외국인, 아시아쿼터를 더해 약 129억 4900만 원이었다. 10구단 중 연봉 지출은 중위권인 5위였다.
반면 성적 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90승으로 1승당 연봉은 약 1억 4388만 원이다. 10구단 중 가장 효율적인 운영을 펼친 것이다. 선수단 연봉에 쓴 금액은 리그 중위권이지만 성적은 1위였다.
KT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 시장에 적극 나섰으나 한 선수에게 큰 금액을 안기는 것은 피하는 전략을 택했다. 100억 원대 대형 FA, 장기계약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김현수(총액 50억 원), 장성우(총액 16억 원), 최원준(총액 48억 원), 한승택(총액 10억 원) 등 비교적 중소 규모 계약에 집중했다. 이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최원준의 경우 585타수 208안타 9홈런 타율 0.356 125득점을 기록, ‘대박 계약’으로 남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삼성전자 (주식을) 5만 원에 산 느낌이다. 저점에서 투자를 잘했다”는 평가를 남겼다.
KT에 이은 효율 2위는 NC 다이노스였다. 1승당 선수단 연봉 약 1억 4628만 원이었다. 64승 78패 2무로 최종 8위에 그쳤으나 93억 6200만 원이라는 적은 연봉을 투자한 덕분이다.
적은 투자로 효율은 챙겼으나 성적은 낙제점을 받았다.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에 연봉 총액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가까워졌다. 연봉 합계 9위 NC의 금액은 최하위 키움(약 81억 700만 원)과의 격차보다 8위 롯데 자이언츠(약 120억 400만 원)와의 격차가 더 크다.

반면 연봉 대비 성적이 가장 저조한 구단은 SSG 랜더스였다. SSG는 국내 선수 연봉으로 124억 7000만 원을 책정했다. 10개 구단 중 1위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아시아쿼터가 더해지면 약 158억 5100만 원이다. 이 또한 전체 1위다.
정규리그 성적은 65승 74패 5무로 최종 6위에 그쳤다. 당연히 포스트시즌 진출은 실패였다. 1승당 지출된 연봉은 약 2억 4387만 원이었다. KT와 비교하면 1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효율은 땅에 떨어졌다.
한화 또한 연봉 지출 효율이 좋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대비 성적 낙폭이 큰 구단이었다. 1년 전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57승 83패 4무에 그치며 9위를 기록했다.
한화는 선수단 연봉 총액에 약 126억 7100만 원을 투자했다. 리그 7위의 기록으로 많은 금액은 아니었으나 승리가 적어 효율이 떨어졌다. 1승당 약 2억 2229만 원을 쓴 셈이다. SSG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외에도 LG 트윈스는 1승당 약 1억 9012만 원, 롯데 자이언츠는 약 1억 8757만 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는 약 1억 7918만 원으로 집계됐다.
#효율이 전부는 아니다
프로스포츠 구단을 평가할 때 효율만을 따질 수는 없다.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좋은 성적을 냈다면 호평을 받겠지만 성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팬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프로스포츠 구단이라면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는 이 같은 평가 기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키움은 이번 시즌 1승당 연봉 지출은 약 1억 6213만 원으로 전체 3위의 고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리그 내 독보적으로 적은 약 81억 700만 원의 선수단 연봉 덕분이었다. 키움은 장기간 소규모 투자 기조를 이어왔다.
이들은 50승 90패 4무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4시즌 연속 최하위다. 10구단 체제에서 4년 연속 최하위는 사상 최초의 일이다.
투자 의지가 크지 않은 모습에 팬심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번 시즌 KBO리그는 전체 관중 1277만 551명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그중 키움이 기여한 부분은 93만 5849명이다. 리그 최하위권이다. 인구 1000만 명에 가까운 서울에 연고를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흥행 성적표다.
효율을 추구하는 키움의 운영은 선수단 연봉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코칭 스태프, 인프라 등에도 적은 투자가 지속돼 지적을 받는다. 키움 출신 스타 이택근 티빙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막판 친정팀을 향해 “구단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선수들과 팬들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연봉은 구단의 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결과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KT는 연봉 효율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반면 키움은 적은 돈으로 시즌을 치렀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팬들은 ‘아끼는 팀’을 원하지 않는다. 각 구단들은 무엇을 위해 얼마만큼의 돈을 써야할지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