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레이놀즈(Richard Reynolds)라는 영국 남자는 시골에서 자연환경의 혜택을 받으며 자랐다. 직장 때문에 런던 10층 아파트에서 살게 된 그는 어느날 쓰레기가 널려진 단지 앞 화단을 보고 그곳에 꽃을 심기로 결심한다. 골치 아픈 것은 공유지에 꽃을 심을 때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는 일이었다. 그래서는 그는 몰래, 불법으로 라벤더와 시클라멘, 캐비지트리를 심기로 했다. 게릴라가 되기를 자처했다. 새벽 2시에 몰래 꽃을 심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꽃밭은 점점 더 커져 갔다. 주변 사람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 웨스트민스터의 황폐한 도로에 향기가 넘쳐났다. 미국 샌디에이고에도, 캐나다 몬트리올,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 한국의 서울에서도 참여자가 늘어났다. 이제는 전세계 58개국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꽃의 전쟁’에 참여한다. 매년 5월1일에는 ‘세계 게릴라 가드닝의 날’을 기념에 세계 곳곳에서 꽃의 전투가 벌어진다. 그의 기록은 올해 초 <게릴라 가드닝-우리는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동녁)로 국내에도 출판됐다.
게릴라 가드너에서는 이런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군대(troop)로 부른다. 공공장소를 방치하고, 무시한 데 대한 전쟁을 벌인다는 뜻이다. 게릴라 가드닝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최적의 비밀병기’로 발전하고 있다. 게릴라 가드닝 블로그에는 광고가 없다. 공공 기구로 등록했다. 운영자금은 물건을 팔거나 기부금을 받아서 운영한다. 웹 2.0 시대에 협력과 공유정신이 낳은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