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우리 국민은 두 가지 기적을 동시에 이루었다. 하나는 많은 피를 흘리며 민주화를 성취한 것이고 또 하나는 황무지에서 맨손으로 산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애써 민주화를 이루었더니 정치권은 편을 갈라 권력싸움만 한다. 산업화에 성공했으나 재벌기업들이 이익을 독차지한다. 따라서 양극화가 구조화하여 경제성장의 숨을 막고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이념 양극화, 계층 양극화, 기회 양극화 등이 극도에 달해 나라가 발전 동력을 잃고 있다. 취업 절망, 결혼 절망, 노후 절망 등 형언하기 어려운 고통이 나타나자 사회를 파괴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정치개혁, 경제민주화, 사회통합 등을 통해 나라발전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이런 견지에서 국민행복시대 구현은 박근혜 정부의 역사적 사명이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국정운영의 핵심 목표로 정한 것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발전이다.
우선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를 일으키는 전제조건이다. 현재 우리경제는 재벌기업들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들이 빈사상태다. 납품가 후려치기, 기술과 인력 빼가기, 결제기간 연장 등 불공정 거래는 물론 전통시장을 파괴하고 골목상권까지 침범하는 행위를 한다. 이런 상태에서 창조경제를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새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우선적 과제로 정하여 경제력 집중을 과감하게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동반 성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 신산업 발굴에 앞장서고 교육 및 훈련제도를 바꾸어 산업인력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환경을 개선하여 창업과 투자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문화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콘텐츠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리하여 중소기업, 벤처기업, 자영업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 산업간 경계선에서 새로운 창조경제를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새 정부가 또한 시급히 추진해야 할 것이 국민통합과 사회동력 창출이다. 우리사회는 이념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노사갈등, 빈부갈등 등으로 분열이 심각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펴도 편 가르기 싸움으로 인해 물거품으로 끝난다. 국민통합을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이 48%의 야당 대선후보 지지자들을 끌어안는 것이다. 이들은 나라발전의 앞이 안 보인다고 판단하여 정권교체를 요구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 한 국민통합은 요원하다. 당연히 이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희망을 주어 국민 모두가 함께 일어서게 해야 한다. 한편 인사와 정책의 기본 기조를 바꿔야 한다. 보수인사 대신 진보인사를 등용하고 인기정책 대신 개혁정책을 펴 국가발전의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 여기에서 국가 통치권자로서 스스로 몸을 낮추고 사회 대타협을 주도하여 온 국민이 팔을 걷어 올리고 다 같이 일터로 가는 감동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면 경제회생과 국민행복시대 개막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