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조차 최고위원회의 도중 언론을 통해 김 후보자 사퇴 소식을 접하고 “배경이 뭐냐”며 어리둥절했을 정도였다.
김 후보자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여러 혼란상을 보면서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던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김 후보자가 신상 문제로 물러났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이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란 얘기다. 부인 등 가족이 김 후보자의 미국 국적 포기 및 입각을 반대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김 후보자의 국적 포기에 대해 제동을 건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김 후보자가 중앙정보국(CIA)과 일한 적이 있는 만큼 미국이 국가기밀 및 두뇌 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어찌됐건 김 후보자는 여러 의문을 뒤로 하고 5일 오전 10시 15분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떠났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자 사퇴에 대해 여야의 온도차가 확연히 감지된다.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은 ”김 후보자 같은 인재가 국내 정치 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떠난 것을 대단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사퇴한 것은 공직 후보자로서 자질이 없음을 시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