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번 패션쇼는 사실 쇼라기보다는 시위에 가깝다.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에어 미술관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철거 반대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란 붕괴되고 남은 길이 1300m에 이르는 베를린 장벽 위에 그려진 거장들의 작품을 일컫는 것으로, 현재 키스 헤링 등 모두 118명의 그림들이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이 장벽을 허물고 고급 아파트가 세워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자 이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베를린 시민들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건드리지 마’라는 시위를 벌이면서 베를린 장벽의 철거에 적극 항의하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