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어주세요. 그럼 결혼해 줄게요.”
짝사랑하는 강소현의 한마디에 목포 최대 조직인 팔룡파 보스 장세출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소현은 사회민주당 당원이다. 그러던 중 세출은 자신을 대신해 감옥에 가 있는 친구 춘택의 사형 집행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는다.
세출은 최만수 의원을 찾아가 현금 5억 원이 든 사과상자를 건네며 춘택을 살려달라고 호소한다. “지 친구 목심 대신이어라. 의원님 거절하지 마시어라.” 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이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소현은 세출에 대해 갖고 있던 정이 다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지저분한 깡패새끼. 이게 합법이니? 저질 정치인에게 썩은 돈이나 바치는 게?”
# “장세출이라…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대통령 황태산은 오후 일정을 빼고 낚싯대를 챙겨 목포로 내려간다. 황태산과 재야인사 허노규는 오랜만에 낚시터에서 만난다. 이 자리에 소현의 첫사랑이자 야심만만한 국회의원 유인탁도 낀다.
우연히도 세출과 팔룡파 원로 장소팔도 그곳으로 향한다. 낚시터 길목에서 세출 일행과 검은 양복차림의 경호원들은 실랑이를 벌이고 세출은 그들을 가볍게 쓰러뜨린다. 마침 담배를 구하러 경호원이 있는 쪽으로 오던 황태산이 세출 일행과 마주친다. 소팔은 화들짝 놀란다. 현직 대통령을 여기서 보다니….
‘춘택이를 살릴 수 있는 하늘이 준 기회다.’ 세출은 깡소주를 두 병이나 마시고 대통령에게 다가가 청을 올린다. “대통령님, 저의 동료를 살려주셔라.” 대통령은 자기 권한 밖이라고 말한다. 순간 황태산은 낚싯대에 초대형 가물치가 걸리고, 세출의 도움으로 낚아 올린다.
청와대로 돌아온 황태산은 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세출을 다시 떠올린다. “장세출이라… 왠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 “내가 허벌나게 맛나는 국밥집을 아는디….”
목욕탕을 찾은 세출은 탕 안의 양아치 세 명과 실랑이를 벌인다. 양아치들은 세출의 등에 있는 용 문신을 보고 팔룡파 보스인 걸 알아채고 곧 잠잠해진다. 역시나 목욕을 하러 온 황보윤과 실랑이를 벌이던 양아치들은 황보윤의 등에 새겨진 비범한 호랑이 문신을 보고 놀란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황보윤은 세출에게 말한다. “쩌그 장세출 씨 식사는 혔소?” 세출 “혀야지라.” 황보윤 “내가 허벌나게 맛나는 국밥집을 아는디….” 용가리와 호랑이의 운명적인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국밥집을 하며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힘쓰는 황보윤. 그도 건달 출신이다. 국회의원에 네 번 출마해 네 번 낙선했지만 그는 진정한 서민들의 국회의원이다.
목포시장에서 시장상가 철거 반대 농성이 벌어진다. 근처 다방에서 호남식구파 보스 조광춘이 이 광경을 지켜본다. 호텔에서 내연녀와 함께 있던 최만수 의원은 조광춘에게 전화를 걸어 무언가 지시를 한다. 조광춘은 집회자들 가운데 섞여 있는 끄나풀을 불러 지령을 내린다. 경찰서장이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하려 하자 갑자기 어디선가 화염병이 날아온다. 경위의 몸에 불이 붙고 전경들이 화염병을 던진 끄나풀을 무자비하게 제압한다. 시위대와 경찰 간에 원치 않던 무력충돌이 벌어진다. 시위 현장엔 소현도 있다.
소현, 황보윤, 기자 박제섭, 세출은 화염병 사건의 배후를 추적한다. 이들은 사건 당일 찍은 동영상을 보면서 화염병을 던진 청년의 비밀을 캔다. 세출은 팔룡파 식구들을 총동원해 화염병을 던진 청년을 찾아내고, 그 배후에 옛 동료였던 호남식구파 보스 조광춘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 “이 싸움은 내 맴이 휘둘리믄 져라”
궁지에 몰린 조광춘은 음모를 꾸민다. 시위 현장에서 찍힌 소현의 사진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조광춘 일당은 소현의 집 앞에서 잠복을 한다. 밤늦게 소현이 황보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집 앞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조광춘 일당은 소현과 황보윤을 급습한다. 맨손으로 저항하던 황보윤은 칼에 찔리고 소현은 납치된다.
이어 조광춘은 최만수에게 20억을 요구한 뒤 밀항을 계획한다. 급히 연락을 받은 세출은 신속히 소현을 구할 방법을 모색한다. 세출은 무섭도록 침착하다. “이 싸움은 휘둘리믄 져라. 조광춘헌티 휘둘리믄…. 광춘이가 잡고 있는 소현 씨헌티 내 맴이 휘둘리믄….”
소현이 납치되어 있는 광춘의 아지트를 알아내 그곳으로 향하는 도중에 세출은 춘택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춘택의 죽음을 알게 된다. 세출은 홀로 아지트로 들어가서 광춘의 눈을 뽑아버리고 소현을 구한다. 그리고 춘택의 죽음을 소현에게 털어놓는다. 비리 국회의원 최만수도 체포된다.
# “세출아 건달 하지 마라. 부탁이다”
세출은 사형당한 춘택을 화장하고 재를 산에 뿌린다. 그리고 춘택이 죽기 전 보낸 편지를 보며 흐느껴 운다. “세출아 이 말은 꼭 해야겄다. 건달 하지 마라. 부탁이다.”
세출은 아버지가 계신 암자에서 지내며 산을 타면서 마음을 정리한다. 그리고 한 달 뒤 세출은 하산을 결심하고 소현과 황보윤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여그에서 선상님헌티 정치를 배우겄습니다.”
오두식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테스트를 통과한 세출은 팔룡파를 떠나 황보윤에게 본격적으로 정치를 배운다.
첫 번째 수업. 세출은 부산 사직구장의 롯데 응원석 한가운데에 앉아 KIA를 응원하다 몰매를 맞는다. 지역감정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수업. 황보윤과 함께 사창가를 찾은 세출은 포주에게 맞고 있는 창녀를 구하려다 포주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다. 팔룡파 보스의 얼굴을 알아본 포주가 화들짝 놀라 살려달라고 굽신거린다. 세출은 자신은 이제 건달이 아닌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니 나중에 한 표 달라며 고개를 숙인다. 참을성을 배운 것이다. 세 번째 수업. 만나기만 하면 수구꼴통이네, 좌빨이네 하며 싸우는 두 앙숙 이웃을 설득하면서 진보와 보수에 대해 알게 된다.
# “죽어가는 모든 노동자들을 구하고 싶소”
해신중공업 고공농성 현장. 한 노동자가 크레인에서 투신한 다음날이다. 황보윤과 세출은 농성 중인 한기수를 찾아 자살한 동료처럼 험한 생각을 해선 절대 안된다고 신신당부하고 돌아간다. 그때 한기수가 크레인에서 뛰어 내린다. 크레인 끄트머리에 옷이 걸려 대롱대롱 매달린 위급한 상황. 세출이 비호같이 크레인으로 올라가 독수리처럼 몸을 날려 한기호를 구한다.
‘노동자를 구한 슈퍼맨.’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다. 세출은 단숨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TV에도 출연하게 된다.
# “불알 찬 사내자슥이 왜 쫄고 있는겨!”
건강에 이상을 느낀 황보윤은 다가올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세출에게 출마를 권유한다. 세출은 소팔 형님을 찾아가 자신에게는 자격이 없다며 선거 출마에 대해 이런 저런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에 화가 난 소팔은 세출에게 불호령을 내린다. “야 임마 어깨 안펴. 불알 찬 사내자슥이 왜 쫄고 있는겨.”
마음을 다시 잡은 세출은 출마를 결심한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평화당 소속이 아닌 험난한 무소속이다. 황보윤은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이자 뛰어난 선거 참모인 정철민을 손에 넣으라고 조언한다.
# “항상 받기만 했네요. 메모할 일 많을 거예요”
세출은 당장 정철민에게 달려가 구애를 해보지만 턱도 없다. 철민의 집에 찾아가고 같이 술을 마시고 영화까지 함께 보는 등 온갖 노력을 한다. 철민은 세출에게 “당신은 조명을 받는 순간 피투성이가 돼 무대밖으로 떨어질 거요”라고 충고하지만 세출은 “온몸으로 버틸 각오를 혔습니다. 정 선생, 지 손을 잡아주씨오”라며 간곡히 청한다. 세출은 드디어 당대 최고의 선거 참모 철민을 얻는다.
선거자금이 없는 세출을 위해 황보 식구들, 팔룡파 식구들, 박제섭 기자 등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탠다. 선거캠프도 구성된다. 정철민이 잘 아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하고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들도 참여한다. 세출에게 “당신은 이제 자격 있어요”라고 고백한 소현. 출마하는 세출에게 만년필을 선물하며 응원을 한다. “항상 받기만 했네요. 메모할 일 많을 거예요.”
‘꿈꾸는 세상 기호 7번 장세출.’ 드디어 선거벽보가 붙는다. 이제 첫걸음이다. 세출과 함께 울고 웃었던 이웃들의 애환과 희망을 담은 선거현수막이 푸른 하늘에 펄럭인다.
‘1대100’ 국회 난투극 역시 장세출이여~ ‘시즌2’ 이렇게 갑니다~ 작가 버드나무 일문일답 ‘롱리브더킹’ 시즌2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단 장세출을 만나게 된다. A: 공동작가인 류경선의 버드나무 류와 임규빈의 수풀 림을 따왔다. Q: 원래 시즌2를 계획했나. A: 그렇다. 하지만 스토리는 전면 수정됐다. 원래 시즌2는 장세출의 라이벌이 시즌1의 장세출처럼 국회의원이 되는 과정을 담으려고 했다. 그런데 시즌1을 마치며 세출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싶었다. 국회의원이 된 장세출의 모습을 독자뿐 아니라 우리도 보고 싶었다. Q: 시즌2는 어떤 내용인가. A: 건달 출신 장세출이 국회의원이 되어 벌이는 좌충우돌 스토리다. 여전히 무식한 편이기 때문에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돌부리에 채이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스스로 극복해 가며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된다. Q: 좀더 디테일하게 설명한다면. A: 음, 초반의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한다. 세출이 법안을 날치기하려는 여당 의원들에 맞서 1 대 100의 몸싸움을 벌인다. 친여 언론들은 “역시 건달이다”며 세출의 폭력행위를 맹비난하고, 반대편 매체들은 혼자서 날치기 법안을 막은 세출을 영웅시 한다. Q: 재밌겠다. 에피소드 하나만 더 들려달라. A: 씨름연맹 회장에 취임한 세출이 침체된 씨름을 부활시키려 직접 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하는 ‘만화 같은’ 일도 벌어진다. 이런, 너무 나갔다. 자세한 이야기는 연재를 통해 확인하면 고맙겠다. 미리 다 얘기하면 재미없지 않은가. Q: 시즌1에 나왔던 기존의 인물들은 계속 등장하는가. A: 소현은 여주인공이니만큼 당연히 주요 인물로 계속 등장할 것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아무래도 장소가 여의도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신 새로운 인물들이 그 자리를 메울 것이다. Q: 시즌3도 만들 예정인가. A: 우리는 ‘을’이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장세출이 살고 죽고는 결국 ‘갑’인 독자들에게 달린 문제다. Q: 시즌1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돌아보면 대부분이 아쉽다. 시즌2만 생각하고 싶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우리 만화는 “정치는 이런 것이다”가 아니다. “정치가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이며 꿈이다. 현실 정치를 보며 답답해진 독자들에게 작은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대해 달라. |
롱리브더킹 시즌2 다음호부터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