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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 ||
서울시가 지난 11일 ‘서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계획체계 개선안’을 통해 발표한 ‘시내 개발 가능성이 큰 1만㎡ 이상의 대규모 부지’는 총 96곳으로 이 가운데 민간 소유가 39곳이다. 기업 소유로는 현대차의 뚝섬 부지, CJ의 가양동 공장부지, 대한전선의 시흥동 공장부지 등이 대표적인데 이 중 가장 넓은 곳은 서초동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롯데그룹의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다. 강남역 인근 서초 삼성타운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삼성타운 부지 2만 4000㎡(약 7700평)보다도 넓은 3만 3000㎡(약 1만 평)에 이른다.
이번 개발계획 발표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부동산 투자의 귀재’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다는 평을 다시 한 번 듣게 됐다. 롯데칠성은 서초동 부지를 지난 1970년대 초반부터 확보해왔다.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에 인접한 타인 소유 자투리땅이 있었는데 등기부에 따르면 이 땅도 지난 10월 10일자로 롯데칠성과 매매예약이 체결된 상태다. 그동안 롯데그룹 주변에선 롯데칠성 서초동 부지를 ‘롯데타운’으로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던 터라 삼성 서초타운을 능가할 대규모 사옥의 등장이 점쳐진다. 이미 잠실 지역에 초고층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 중인 롯데에게 이번 용도변경 허용은 ‘롯데의 강남시대’를 알리는 서곡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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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동 일대 롯데칠성 물류센터 전경.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롯데칠성은 부동산과 주가 호재 외에도 최근 들어 그룹 내에서 착실하게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서울시의 용도변경 허용을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부동산개발업체 롯데자산개발의 유상증자에 66억 원을 출자, 지분 13.76%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초엔 중소 생수업체 창대통상을 인수하면서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롯데칠성의 양적 팽창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이익과도 직결된다. 신격호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롯데칠성 지분율이 15.62%에 이른다. 결국 신 회장의 ‘부동산 선견지명’이 롯데칠성의 자산가치 상승과 주가 반등은 물론 신 회장 일가의 주머니마저 두둑하게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