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재도전하는 이주영 의원을 만나 출마 각오를 들어봤다. 우태윤 기자 wodosa@ilyo.co.kr
―지난해에 이어 원내대표 재도전이다. 각오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로 뽑는 원내대표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 때 공약했던 것들을 잘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한 때다. 또 국회선진화법을 잘 안착시켜 건강한 당·청, 원만한 대야 관계 형성을 통해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 발전을 보일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
―말씀하신 국회선진화법, 일명 몸싸움 방지법을 두고 ‘식물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국회선진화법은 정치 쇄신 일환으로 총선 때 새누리당이 약속했던 사항이다. 다수당이 됐다고 말을 바꿔서는 안 되는 문제였다. 민주당 역시 본인들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생각해 “국회선진화법 못 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대선 때는 경제민주화가 이슈였다. 이 의원은 최경환 의원에 비해 경제민주화 강경파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1년 정책위의장이 되면서부터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때 했던 것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정책 중단, 대기업 횡포 방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금지, 0~5세 보육지원 같은 것들이다. 경제민주화는 총선 때부터 사회적 합의가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그 합의를 지켜 나가야 옳다.
―하지만 재계 반발도 만만찮고, 당 내에서도 속도조절론이 대두되고 있다.
▲충분히 그런 논의가 있을 수 있다. 경제민주화와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뜻이 맞고 근로자들도 호응하고 국민적 공감대까지 형성된다면 완급조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일방적으로 거론되는 속도조절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아무래도 최경환 의원 대 이주영 의원의 대결 구도가….
▲잠깐, 순서가 국회의원 선수(이주영 의원 4선, 최경환 의원 3선)로 보나 이름순으로 보나 ‘이주영, 최경환’ 순이 맞지.
―그런가. 최근 서병수 사무총장이 밝힌 ‘친박계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비판했는데 경선밖에 답이 없는 건가.
―후배가 선배에게 양보해라?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그쪽은 ‘박심의 낙점’ 이야기를 좀 하고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보니 박심이라는 것은 있지도 않고, 또 있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치 박심이 존재하는 양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다. 경험과 비전을 갖고 공정하게 경쟁을 하는 것이 당 내 민주정신에 부합할 것으로 생각한다.
―‘구박과 신박의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선 전까지는 당을 계파적으로 분류하고 실제 세력화가 됐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 같이 힘을 합해 대통령을 만들고 난 이후 아닌가. 그것으로 계파는 끝난 것이다.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계파끼리 뭉쳐서 갈등을 만드는 것인데 당 경선을 그런 시각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의원은 중립 성향에서 최근에서야 친박이 된 경우로 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당 지도부의 정책위의장이었다. 어느 캠프에도 가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면 어느 캠프에 속해 노력하고 있었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성향 자체가 계파에 얽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한다. ‘탈박했다, 복박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다.
―달리 보면 중립 성향이다 보니 손해도 있을 것 같다.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을 생각해보면 이한구 현 원내대표와 남경필 의원에 비해 언론 호응이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나는 총선 때 정책위의장을 했고, 정치 쇄신을 위해 상당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때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민노당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고, ‘좌클릭했다’고 반발하는 의원들도 많았다. 보통 에너지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초·재선 때 저격수 역할도 좀 했다.
최경환 의원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기다.
▲당시 엄청 설득을 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이주영 의원 깡다구 보통 아니다’라고 인정한다. 전 정권의 브랜드로 불리는 감세정책을 중단시키는 것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원내대표가 된다면 당을 어떻게 바꿔보고 싶은가.
▲당 내 소통을 강화하는 게 첫 번째다. 당 내 의원들이 정책에 관해 하고 싶은 말들을 다 쏟아낼 수 있는 장을 열어 줘야 한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구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초선 의원도 전문 분야에 따라 정책위에 참여시켜야 한다.
―‘TK(대구·경북) 의원들끼리 독식한다’는 시각도 해결할 문제 같다.
▲그 점에 있어서는 사실 부족했다.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 후보)가 수도권에서 나왔으면 좋았겠지만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 짝을 이룬 장윤석 의원은 정책통이다. 19대 국회에서는 예결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모든 분야를 다 다뤘기에 정책위의장으로는 손색이 없는 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쨌든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앞서 정부조직 개편안 지연 처리나 인사에 관해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건강한 당·청 관계를 만들겠다. 정책이라는 게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한데 정부가 타이밍에 맞게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물론 청와대 고집대로 다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야당과의 협상에서 당 지도부가 재량권을 확보해 발목 잡히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