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 본선전이 지난 4일 한국기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지난 5월 4일 이른 아침부터 한국기원 2층에는 ‘제2회 일요신문배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 참가를 위해 찾은 1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가득 찼다. 이번 대회는 일요신문과 동양오리온이 주최하고 대한바둑협회와 한국초등바둑연맹이 주관하며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스포츠토토가 후원을 맡아 지난해 대회를 발판삼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줬다.
일요신문배 전국어린이 바둑대회 수상자들.
개회사를 맡은 신 사장은 “바둑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 컴퓨터 중독이나 왕따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놀이’다. 두뇌발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만큼 바둑이 학생들의 성장에 큰 영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이번 대회는 아시아 학생바둑대회 국가대표 선발도 겸하는 만큼 맘껏 실력을 발휘해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며 참가 학생들을 격려했다.
신상철 일요신문 대표가 대회에 앞서 인사말을 했다.
개인전 예선은 스위스리그제로 진행돼 24명의 참가자 중 상위 8명의 학생이 8강에 진출했다. 이후 리그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행해져 우승자를 가렸으며 최강부 결승전은 오는 11일 바둑TV로 중계할 예정이다. 최강부 단체전은 4개 권역별 6명(예비후보 1명 포함)이 한 팀을 이뤄 토너먼트(5판 3선승제)를 치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와 달리 여학생도 참가해 대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유단부에서는 응암초 이시현 학생이 연은초 황선욱 학생을 제치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7살 때 처음 바둑을 접했다는 이시현 학생은 “같은 도장에 다니는 동생(황선욱 학생)을 이겨서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우승을 해서 좋다. 꼭 국가대표로 뽑혀 아시아 학생바둑 대회에도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최강부 결승은 덕이초 최우성 학생과 응암초 김지명 학생이 오는 11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8강에 오른 어린이들이 추첨을 통해 대진순서를 정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단부 우승자 이시현, 일반부 우승자 한용정
단체전 준우승을 한 경인팀 어린이가 김혜민 7단과 기념촬영을 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이모저모 - 서능욱·김혜민 지도대국 ‘인기짱’ 서능욱 9단이 다면기 지도대국을 하는 모습. 제주도에서 학생 4명을 데리고 대회를 찾은 한공민 씨는 “아무도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학생들이 이런 대회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아이들도 한국기원에서 바둑을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들떠했다”며 “자비를 들여 2박 3일 일정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아이들의 실력이 좋은 만큼 내년은 우승을 목표로 꼭 다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학생 참가자가 한 명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3명의 여학생이 참여해 대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최강부에서 유일하게 여학생이었던 정발초 허서현 학생은 “8살 때 언니와 문화센터를 다녔는데 소질이 있다고 해서 계속 바둑을 하고 있다. 혼자만 여자라서 조금 심심하지만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 올해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능욱 9단과 김혜민 7단은 대회에 참석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위해 다면기 지도대국을 갖으며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서능욱 9단과 대국을 펼친 학부모 조원석 씨는 “프로기사와 직접 대국해서 떨렸다. 긴장해서 실력발휘를 못해 아쉽다. 그래도 친절하게 지도해주셔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30여 분의 지도대국을 마친 서능욱 9단은 “아이들이라고 만만하게 보다가 고전했다. 학생들의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나 한국 바둑계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해 기분이 좋다”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연신 미소를 지어보였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