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시간이었지만 순식간에 게시물 조회 수가 1만 건을 넘어섰고 200여 개의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만 있으니 처음에는 의구심을 나타내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근거를 대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으며 “허위사실 유포로 FBI에 신고를 하겠다”는 회원도 나타났다.
이에 글쓴이는 “박근혜 대통령 흠집 내기 아닙니다. 대변인 윤창중이 한 일입니다. 그것도 워싱턴 DC에서 공무수행 중에요. 아이피 캡처해도 되고요. 묻히지 않게 도와주세요”라며 본명을 거론했을 뿐만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공개도움을 청했다.
비슷한 시간 국내에서도 ‘윤창중 대변인의 행적이 묘연하다’는 기사까지 보도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황상으로도 일치하자 여기저기서 “아는 기자에게 제보를 해야겠다” “청와대에 투서를 넣겠다” 등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이후 미시USA의 글을 근거로 ‘성추행 사건에 휘말린 윤창중 대변인’이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커뮤니티 회원들도 150여 개의 글을 쏟아내며 정부와 윤창중 대변인을 비난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에 대해 논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정황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녀사냥’을 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기도 했으나 사건 발생 하루만인 10일 자정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사이트는 일체의 관련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잠잠한 상태가 됐다. 하지만 미시USA는 해킹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보수성향의 국내 커뮤니티사이트인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11일 오후 6시 10분께 한 회원이 미시USA를 그냥 해킹했다’는 제목의 글과 함께 미시USA 공지 게시판의 캡처 화면이 올린 것.
이처럼 미시USA가 윤 전 대변인 사건으로 집중을 받자 일부 회원들은 윤 전 대변인 및 정부를 비판했던 글을 삭제하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