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 롱테이크 베드신’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베드신 자체를 힘겨워하는 배우들 입장에서 9분 동안 롱테이크로 촬영되는 베드신을 집중력 있게 소화해낸다는 게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드신은 노출이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9분 롱테이크 베드신에선 노출 수위보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집중력이 훨씬 중요하다.
게다가 그 주인공은 조재현과 배정화다. 물론 조재현은 탄탄한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지만 배정화는 신인 배우다.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 스틸 컷
조재현과 배중화의 강렬한 9분 롱테이크 베드신은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에 담겨 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과 제29회 하이파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는 영화계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는 수작이다.
평소 성당 안팎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소녀의 죽음에 연루된 한 사제가 예상치 못한 정신적, 육체적 시련을 겪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전수일 감독은 두 남녀의 육체적인 관계를 통해 이들의 상실감과 아픔, 위안과 소통, 치유 등을 담아내기 위해 베드신에 9분 롱테이크 촬영기법을 도입했다.
이번 영화로 첫 스크린 주연작을 받은 배정화는 캐스팅 당시부터 영화계의 시선을 사로 잡은 기대주다. 지난 해 <은교>의 김고은에 이어 영화계에 새로운 보석이 발견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배정화 역시 김고은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 전라 노출을 감행한다.
영화 <콘돌은 날아간다>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