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
비엘에셋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부동산 투자회사. 이 회사는 전재용 씨와 전씨 일가가 지분 100%를 소요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감사는 탤런트 출신인 전재용 씨 부인 박상아 씨다. 부동산 개발 및 임대를 주요사업으로 하는 비엘에셋은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90-4, 90-3, 84, 116, 119번지 일대에 임대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비엘에셋 임대건물이 위치한 지역은 2008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서소문구역 5지구’다. 개발이 예정된 땅은 2914㎡(880평). 이곳에 2008년 미국계 헤지펀드인 안젤로고든을 대신한 블리스자산운용(현 드림자산운용)이 일대 가장 큰 건물인 알리안츠생명 사옥을 사들면서 부지면적의 70%를 확보한 바 있다. 그 직후 비엘에셋도 2009년 중순까지 이 일대의 다른 건물 6개를 매입하면서 전체 개발부지의 30% 정도를 보유하게 됐다. 이때문에 두 회사의 땅 매입은 ‘재개발을 노린 투기’라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서소문구역 5지구’ 개발사업은 진척이 없는 상태로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지난해 10~12월에 비엘에셋이 리모델링을 이유로 보유한 건물의 세입자들에게 보상금 없이 사실상 ‘재계약 불가’를 통지해 구설수에 올랐다. 본격적인 정비 사업 승인 전에 건물을 비우게 되는 세입자들은 이주비와 영업보상비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또한 임대인은 건물의 철거 및 재건축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다.
전 씨가 세입자들에게 ‘나가라’고 통보한 것은 위법은 아니지만 졸지에 거리에 나앉게 된 세입자들을 대하는 전 씨의 태도는 빈축을 샀다. 보상금을 둘러싼 전 씨와 세입자들의 줄다리기는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전 씨가 보유한 건물에서 식당을 하는 한 세입자는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비엘에셋 측과) 합의를 하거나 문제해결에 있어 진척된 부분이 하나도 없다”며 전국철거민연합과 함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비엘에셋 건물을 관리하는 업체인 (주)로택스건물관리 관계자는 “10개월치의 임대료를 보상금으로 제시해보기도 했지만 세입자들이 요구하는 보상금 수준과 차이가 있었다”며 “(자금사정상) 비엘에셋이 개발을 진행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 이주비와 보상비를 아끼려고 개발사업 전에 계약만료를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