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측면에서 볼 때 남자 연예인 A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카사노바‘였’다. 우선 그는 ‘원나잇스탠드’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런 만남은 자칫 괜한 문제를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대신 여러 명의 애인을 두고 돌아가며 만나는 방식으로 그는 이성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심지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7명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를 한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게다가 교제 중인 각 요일의 여성들 역시 그가 자신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만남이 성사되는 날은 오직 그 여성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여성들 역시 거기에 만족하며 지냈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필자와 가까워진 A는 몇 차례 술자리에서 자신의 연애관과 연애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들려준 바 있다. 그의 얘길 듣다 보면 참 그는 여성을 다루는 데 능수능란했다. 연예인 중에서도 특히 말을 잘하기로 유명한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여성의 마음을 뒤흔든다. 그렇지만 일정 부분 이상 다가가진 않는다.
서로 술을 마시다 관계가 깊어져 함께 잠자리를 갖는 수준에 이를지라도 어느 정도 이상은 자신을 내보이지 않고, 또 더 이상 다가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애초부터 자신에겐 다른 여성이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한다. 전형적인 나쁜 남자 스타일인데, 참 이상한 일은 그런 성향에 열광적인 여성들이 많다는 점이다.
분명 원나잇스탠드는 아니다. 어느 정도 시간을 갖고 가까워진 뒤 자연스럽게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이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가 일정 기간 유지되는 편이니 우연히 만나 한 번 사랑을 나누고 다시 남이 되는 원나잇스탠드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런 그가 변했다. 갑작스럽게 결혼을 하면서 복잡하게 꼬여 있던 여자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한 것. 만나는 여자마다 오래 사귄 여성이 있다고 얘기해온 A가 결국 그 여성과 결혼을 했다. 워낙 깔끔하게 여자관계를 유지해온 터라 결혼 과정에서도 별다른 뒤탈은 없었다.
그렇게 결혼을 했지만, 사실 필자는 그 복잡한 여자관계가 단번에 정리될 리 없으며 그 능력치(?)가 하루아침에 제로가 될 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결혼하고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그는 분명 모범 남편으로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에게 A는 결혼을 하며 여자관계를 모두 정리한다는 의미로 술을 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술은 담배처럼 확실히 끊어지는 부분은 아니다. 일정 부분 술은 음식의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A 역시 약간의 술은 여전히 마신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맞춰주는 수준이지 과거처럼 부어라 마셔라 밤을 지새우며 술을 마시진 않는다. 행여 술을 많이 마시면 과거의 악습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각오였다.
얼마 전 필자와 술자리를 가진 A는 여전히 술을 마시지 않았다. 여전한 그의 입담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음에도 수려했지만 술잔에는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화려하고 재미있게 젊은 나날을 보낸 만큼 이젠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A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다가왔다. 최소한의 선은 지키며 사는 것이 부인에 대한 예의며, 자신을 연예인으로 살아가게 해준 대중에 대한 도리라는 게 그의 얘기였다. 그와 술을 마시며 함께 취하던 나날이 사라진 부분은 끝내 아쉽지만, 필자는 그가 앞으로도 꾸준히 술잔에 손을 내밀지 않으며 살아가길 기대해 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