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의 결혼은 연예인 못지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박지성 정도면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1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서른세 살인 그는 외국 생활이 오래 될수록 빨리 결혼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휴가차 귀국할 때마다 소개팅 자리에도 나가는 등 자신의 반쪽을 찾기 위해 노력했었다.
박지성 정도를 만나는 상대 여성은 일반인들은 아니었다. 나름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 소개팅 자리에 나왔다. 그러나 박지성은 그런 자리에서 인연을 만나지 못했다. 아무리 스펙이 빵빵한 처자라고 해도 정신세계를 공유할 수 없는 상대라면 두 번 이상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여성이라고 해도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은 그였다.
박지성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플레이 스타일과는 달리 실제 생활에서는 굉장히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어머니가 한국에 돌아가고 혼자 지내는 생활이 많아지면서 빨래와 청소, 음식 등에 있어선 ‘박사급’ 수준이 됐다. 오죽했으면 박지성의 어머니가 자신이 있을 때보다 박지성 혼자 지낼 때 집안이 더 깨끗하다고 했을까. 그래서 그런지 배우자 고르는 데 있어선 유난스러울 정도의 까다로움이 존재했다.
박지성의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고 해도 부모님, 특히 아버지 박성종 씨의 눈에 들지 않으면 이 또한 곤란한 상황이 된다. 아버지 박 씨는 ‘순대국집 며느리’를 내세우며 아들이 평범한 일반 여성과 결혼하기를 바랐지만, 순대국집 딸이 박지성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여느 부모와 달리 부친 박 씨는 박지성의 운동 외적인 부분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박지성의 사회적인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지성이 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 기금을 조성하고, 외국에서 자선축구경기를 할 수 있는 데에는 아버지의 공이 지대했다. 그런 아버지의 소원은 축구선수로서 성공한 아들이 이제는 좋은 여자를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이었다. 그래야 아들에 대한 걱정을 덜고 부부가 편하게 한국에서 지내며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려줬었다.
이제 그런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박지성-김민지 아나운서의 열애에 소위 ‘멘붕’ 상태에 빠졌을 여자들이 한두 명이 아니겠지만, 박지성은 이제 한 여자의 남자가 되었다.
‘뒷북’ 얘기이지만, 김민지 아나운서를 보면서 박지성이 제대로 된 짝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부장판사 출신이면서 현재 변호사인 아버지와 미대 교수인 어머니를 둔 미술 전공자인 김민지 아나운서는 귀염성 있는 외모와 서글서글한 성격, 축구에 대해 박지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송인이라는 점에서 천생연분이다.
두 사람의 열애설 소식에 한 네티즌이 남긴 글이 재미있다. ‘그래도, 박지성 선수가 연애라도 하고 있었다니 다행이다ㅜㅜ 후배 선수들 다 결혼하고 연애하는데, 혼자 남아서 좀 그랬는데ㅜㅜ 무튼 민지 아나 얼굴도 예쁘고, 집도 잘살고 둘이 잘 어울린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