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9일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모습.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실제로 내일을 10월 재·보선을 위한 정당 전초기지라고 보기에는 아직 구색이 갖추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지금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내일 이사진 명단에는 안철수 의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옥 덕성여대 교수, 조정래 소설가 5명과 발기인 52명이 전부다. 대선 당시 안 의원의 정책포럼이 26개 세부 분야에 참여했던 교수와 전문가만 해도 200명이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규모 면에서도 작다.
현재 내일의 사무실 상근인원은 3명 남짓이다. 상주하는 연구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근인원 3명을 제외하고는 자원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내일 관계자는 “이곳은 수시로 회의할 때만 사용한다. 교수들 같은 경우 연구를 하는 베이스는 따로 있다”며 “이곳은 연구 결과물이 모이는 일종의 허브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진심캠프’는 민주당 등 야권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한 달 만에 15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팀 단위로 꾸려졌던 캠프는 기획, 정책, 공보 등 실급 분야로 확대됐다. 당시 창당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진심캠프의 규모에 비하면 내일은 신당창당을 준비하는 조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평가 많다.
하지만 여전히 내일의 발족은 사실상 ‘안철수 신당’의 출범 준비 작업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발기인 52명 가운데 34명은 교수와 전문가 그룹이고 나머지 18명은 안 의원의 대선후보 시절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캠프 출신인 까닭에서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도 지난 6월 3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사 영입 시스템도 이제 연구소에서 다룰 문제다. 지켜봐 달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내일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형 정책연구소로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일이 단순한 정책연구 기능뿐만이 아닌 신당 창당, 정치세력화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지는 오는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판가름 날 듯 보인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이인제·정몽준·손학규 등 ‘기지개’
의원들의 연구활동은 크게 국회 내 의원연구모임과 연구소 이사장이나 소장, 고문을 맡아 지원하는 형태로 나눠진다. 19대 국회 의원연구단체는 68개가 활동 중이다. 의원연구단체는 국회로부터 자금을 공식적으로 지원받는다. 그러나 연구소 이사장이나 소장을 맡아 연구활동을 할 경우 운영비용을 부담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 20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한반도통일연구원’ 발족식을 가졌다. 한반도통일연구원은 사단법인으로 회원도 벌써 3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한·미,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변화는 통일이 더 멀어진 것이 아니라 더 절박한 현실적 과제로 등장한 것”이라며 “연구원은 우리의 통일 의지와 열정을 어떻게 끌어 모을 것인가, 과학적 통합정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험난한 통일과정을 슬기롭게 헤쳐갈 전략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행동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손학규 전 의원의 정책연구소도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손꼽힌다. 정몽준 의원은 외교·안보 및 남북관계에 특화된 ‘아산정책연구원’과 정책을 연구하는 ‘해밀을 찾는 소망’을 운영하고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연구원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정책연구원과 해밀을 찾는 소망의 연구진과 자문위원의 규모는 300여 명에 이른다.
7월 독일에서 귀국할 예정인 손학규 전 의원도 ‘동아시아미래연구소’를 지난 4월 발족했다. 동아시아미래연구소는 귀국 후 손 전 의원의 정치적 기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미래연구소는 박순성 전 민주정책연구원장, 김진방 인하대 교수 등 30여 명이 합류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