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판은 경마장의 모든 정보와 분석이 합쳐진 결과로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배당률만 잘 살펴봐도 베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필자의 경우는 비교적 경주마나 마방의 근접거리에 있는 사람들한테서 듣는 정보라 더욱 정확해야 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역정보가 더 많았다. 배당을 올리기 위해서 실제와는 반대의 정보를 흘린 것이다. 이 역정보는 특정 경주마의 이해관계자들이 일부러 흘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물론 마방의 주변에서 끊임없이 양산되는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보의 출처는 마방이 아니라 그 부근에서 기생하는 직·간접 경마관계자들이다.
첫째는 일부 수준 낮은 예상가들이 만들어내는 허위정보다. 자신의 예상에 힘을 싣고 손님들이 자신의 정보를 듣게 하기 위해 정보의 출처를 암시하곤 하는데, 이때 ‘간다’ ‘안간다’하는 정보가 만들어진다. 인터넷 예상가들의 글을 보면 “내가 ‘간다’하면 가고 내가 ‘안간다’하면 안간다”라고 홍보하는 글마저도 있을 정도다. 단순히 홍보문구에 거치지 않고 예상하는 내내 ‘간다’ ‘안간다’를 반복하는 예상가들도 있다.
둘째는 감독들이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하는 바람에 허위정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부담중량이 너무 무거워서 정말 부담스럽다” “그동안은 선행 작전이었지만 이번엔 따라가는 작전으로 바꿨다” 등등의 인터뷰 내용이 어느 순간 “마방에서 안간다더라”로 둔갑한다. 또한 극히 일부의 얘기지만 감독들 중에는 인터뷰 내용과 거꾸로 가는 이도 없지 않다. 인터뷰에선 선입작전으로 경주를 진행하겠다고 해놓고는 실제 경주에선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아침방송 인터뷰에 나와서 한 멘트마저도 무성의한 경우도 있다.
셋째는 마방 혹은 마주 근처의 사람들이 제시하는 개인 의견이 정보로 둔갑하는 경우다. 마사랑에서 마주와 같이 앉아서 베팅을 하는 고수 한 분이 ‘이 말은 능력상 안될 것 같다’고 하면 주변에서 ‘안가는 것 같다’로 듣게 되고, 이것이 몇 다리를 건너면서 ‘마주가 그러는데 안간다더라’로 바뀌는 것이다.
넷째는 마권 심부름을 하는 이들이 지인들에게 전하는 ‘정보’가 알음알음 퍼지는 경우다. 자신이 직접 마주의 마권을 몇십 장씩 사줬다며 너만 알고 베팅해라고 전해주는 이런 정보는 정말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그러나 여기에도 역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안듣느니만 못하다. 그리고 말 한 마리의 정보를 안다고 해서 맞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런 경우는 베팅금액만 커질 뿐이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