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권상우가 손태영과 결혼 발표를 하자 주선자 김성수(오른쪽 작은 사진)가 권상우 팬 등으로부터 곤욕을 치렀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최근 교제 사실을 인정해 화제를 모은 축구선수 박지성과 SBS 김민지 아나운서. 박지성과 김민지를 이어준 사랑의 오작교는 두 사람이었다. 다름 아닌 SBS 배성재 아나운서와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그 주인공이다.
평소 “연예인 며느리는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을 정도로 아들의 결혼에 관심이 많은 박성종 씨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배성재 아나운서는 박 씨에게 먼저 김민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판사 출신 변호사 아버지와 미대 교수인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 지상파 아나운서 김민지를 흡족하게 본 박 씨는 소개팅을 허락했다.
때문에 당초 박지성은 배성재가 오작교 역할을 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박지성은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나는 누가 소개했는지 몰랐다. 그저 아버지께서 ‘나가’라고 하셨다. 직업도 모른 채 첫 만남을 가졌다”며 “알고 보니 배성재 아나운서가 우리 아버지께 소개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SBS의 한 관계자는 “배성재는 축구전문 캐스터로 활동하며 박지성의 주요 경기를 중계해왔다. 게다가 ‘풋볼매거진 골’을 함께 진행하는 후배 김민지가 평소 축구와 박지성을 좋아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양측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는 배성재의 역할이 컸다”고 귀띔했다.
이달 초 결혼식을 치른 가수 백지영과 배우 정석원 역시 지인의 소개로 첫 만남을 가진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세기의 커플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스타일리스트 채한석이다.
소유진-백종원 부부는 배우 심혜진이 주선했다. 사진출처=SBS 힐링캠프 캡처
백지영의 측근은 “채한석과 백지영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절친한 사이다. 그만큼 백지영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채한석은 정석원과 잘 어울릴 것이라 판단해 회식자리에 백지영을 불렀다고 한다. 결혼까지 골인한 백지영이 채한석에게 큰 선물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동료 연예인들이 오작교를 놓아줄 때도 있다. 같은 연예계에 종사해도 활동 분야가 다르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각종 활동에 참여하며 연예계 마당발로 소문난 스타들은 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동료들의 사랑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배우 권상우과 손태영을 연결시켜 준 주인공이 배우 김성수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손태영의 모습에 반한 권상우는 인맥 넓기로 소문난 김성수에게 도움을 청했다. 평소 미스코리아 당선자 모임인 녹원회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는 등 미스코리아 출신인 손태영과 돈독한 인연을 맺고 있던 김성수는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고 결국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권상우가 한류스타로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었던 터라 김성수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사실이 알려진 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김성수는 “권상우 부부가 끝까지 잘 돼 다행”이라면서도 “연기 생활하면서 이렇게 욕 먹어 보기는 처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백지영과 정석원 부부. 사진제공=IAMYURI
심혜진은 “소유진은 워낙 싹싹하고 예쁜 짓을 많이 하는 후배다. 우연히 다 같이 밥을 먹게 돼 서로 인사를 시켰다. 당시 두 사람 모두 싱글이었다. 나머지는 두 사람이 알아서 한 것이고 내가 특별한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며 웃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대표 노총각이었던 방송인 정준하의 사랑 뒤에는 배우 윤손하가 있었다. 윤손하가 정준하와 재일교포 승무원인 그의 아내 니모(애칭)를 직접 소개시켜준 건 아니다.
지인을 만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탔던 정준하는 니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당시 승무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정준하는 비행기에서 내리며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전달했다. 이후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어렵게 관계를 이어가고 있을 때 니모가 일본에서 활동 중인 윤손하와 아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정준하는 윤손하가 주선한 소개팅을 통해 정식으로 니모를 만난 후 연인을 거쳐 부부가 될 수 있었다.
연예인 커플이 새로운 커플의 탄생을 이끌기도 한다. 지금은 결별한 전진-박주현 커플은 술자리에 동료 연예인들을 불러 함께 어울리곤 했다. 이 자리에서 전진의 절친 A와 박주현의 동료 B가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연인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직업적 특성상 비밀스럽게 이성을 만날 수밖에 없다. 한 번의 스캔들이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동료 연예인이나 가까이 지내는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아티스트 등 소문이 나지 않을 믿을 만한 사람들을 통해 짝을 찾곤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스포츠한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