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로 향하는 이재현 회장. 최준필 기자
그러나 로열티 저하에 따른 조직 와해 분위기는 결국 회사 직원들을 동원한 ‘인터넷 여론 조작’ 사건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지난 10일 CJ그룹 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김 아무개 씨가 카카오톡 사진을 갈무리해 언론사에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CJ그룹이 직원들에게 이재현 회장 관련 기사에 우호적인 댓글을 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오른쪽 사진은 CJ그룹의 인터넷 여론 조작 의혹을 다룬 JTBC 뉴스 화면 캡처.
이에 앞서 CJ그룹은 지난 1일 이 회장이 구속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현 회장이 만성신부전증과 유전병 등으로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구속 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꾀병을 부린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이라 정확한 병명을 공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보도자료 배포의 명분이었다.
CJ그룹은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은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harcot-Marie-Tooth Disease·CMT)’와 만성신부전증, 고혈압, 고지혈증을 동시에 앓고 있다”며 “CMT 환자가 말기 신부전증과 고혈압을 동시에 앓는 경우 복합증이 생길 수 있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CJ그룹의 보도자료 배포 후 병 보석을 노린 포석 아니냐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평상시에 뜬금없이 이런 개인적인 사실을 공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 회장은 평지를 걸을 때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병역 면제 의혹을 받으면서도 밝히지 않았던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구속을 계기로 공개하면서 그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편 CJ그룹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9일 이 회장의 구속 기간을 10일 연장한 가운데, 이 회장은 매일 아침부터 오후 9시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회장의 증거인멸을 우려해 기소 전까지 구치소에서 변호인 외에 다른 사람은 면회를 할 수 없도록 조치했으며, 이에 따라 가족들과 CJ 주요 임직원들은 면회 사유를 적은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 회장을 접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