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일 KT 위즈 사장은 “기존의 감독군과 코치군에서 초대 감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미 알려졌다시피 지난 6월 17일 우선 지명으로 좌완 심재민과 우완 유희운을 영입했고, 7월 8일 신인 1차 지명 선수로 경북고 우완 투수 박세웅을 발탁했다. 8월에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서는 특별지명 5명을 포함해 15명을 데려올 계획이고, 공개선발과 FA 영입 등을 통해 45명의 선수단을 꾸릴 예정이다. 창단 준비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공사가 지연되면서 내년 퓨처스리그 경기를 수원야구장에서 시작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됐지만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제2의 야구장을 적극적으로 물색 중이다. 팬들이 오시는 데, 타구단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좋은 환경의 야구장을 찾는 중이다. 연습장 부지도 13군데나 둘러봤다. 다행히 경기도에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잘 진행될 것이다.”
―창단팀 작업을 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야구판 경험이 일천하다보니 지금 우리가 정상적으로 진도를 내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앞이 안 보이는 일들을 하고 있어 내 자신과, 그리고 직원들과 끊임없이 질문을 주고받는다. 다행히 9구단 NC의 도약을 보면서 희망도 갖는다. 빨리 선수단이 구성돼서 훈련을 시작하고 시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NC가 경기하는 걸 보면 우리도 하루 빨리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더욱이 9구단 체제로 프로야구가 운영되면서 비정상적인 스케줄로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래서 일부 야구인들은 KT가 내년부터 2군이 아닌 1군에 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불가능하다. 다른 구단이 펼쳐 보이는 경기의 질을 따라갈 수가 없다. 아직 경기장도, 연습장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선수단을 꾸려 당장 1군에서 뛴다는 건 팬들에 대한 모욕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도 심정적으로는 1군에서 뛰고 싶다. 그러나 그게 마음을 앞세운다고 현실적으로 이뤄질 일인가. 이런 비유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결혼도 안한 예비 신랑 신부에게 빨리 애를 낳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감독 선임이다. 현재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나.
“많이 압축됐다. 축소해 가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야구판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을 고려했다. 코치 경험도 없는 선수 출신을 내 머릿속에 넣고 그림을 그려봤다. 그런데 주위에서 너무 위험천만한 생각이라고 만류하더라. 이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라면서…. 경영할 때는 과감히 저질러 보는 스타일인데 야구는 정상적인 마인드로 가져가야 할 것 같다. 많은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 판에서 신생팀이 튀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본다.”
권사일 사장이 강원도 태백에서 훈련하는 KT 프로농구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외국인 감독은 후보군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감독군과 코치군 중에서 찾고 있는 중이다. 거의 막바지 단계다. 아마도 8월 중순 정도면 발표를 하지 않을까 싶다.”
―항간에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과 KT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KT가 고양 원더스에 재직 중인 스카우트를 데려간 문제로 김 감독이 대로했다는 내용이다.
“그 부분은 잘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난 그 문제를 나중에 보고받았는데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고 들었다. 김성근 감독님께서도 잘 이해해주신 걸로 알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KT의 창단 준비 과정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선수단 구성이나 운영과 관련된 내용으로 알고 있다.
“그 얘기를 들었다. 야구계 선배로서의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신생팀이라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다. 선배 입장에서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고맙겠다.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님이 쓰신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전 아드님이신 김정준 해설위원과 함께 야구 중계하시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지력이 엄청나고 선수들을 보는 눈이 아주 정확하시더라. 속으로 감탄하면서 중계를 시청했다. 왜 김 감독님을 야구의 신이라고 부르는지, 그 방송을 통해 확인한 것 같다. 편한 시간이 되면 김 감독님을 직접 찾아뵐 것이다. 그때 좋은 말씀을 듣고 싶다.”
권사일 사장은 NC 다이노스의 이태일 대표와 친분을 맺고 있다.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문과 조언을 구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는 것. 아무래도 신생팀의 약진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KT 이석채 회장도 회의석상에서 이례적으로 NC의 약진을 거론하며 벤치마킹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들린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KT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확정과 함께 프로야구단창단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야구단 관련 업무를 총괄해 왔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KT 스포츠단 단장을 역임한 권 사장은 지난 4월 KT스포츠의 초대 수장에 올랐다. KT스포츠는 프로야구를 비롯해 농구, 골프, 사격, 하키, 게임, 축구 국가대표팀 후원 등 KT의 스포츠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