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사보에 실린 이시형 씨 모습(왼쪽서 다섯 번째).
그 후 시형 씨 소식은 다시 자취를 감췄다. 시형 씨는 이 전 대통령 실소유 의혹이 끊이지 않는 ‘다스’에 지난 2010년 8월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입사 2년 만의 부장 승진을 놓고 초고속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사기업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시형 씨 근황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일요신문>이 확보했다. 해당 사진은 다스 사보에 실린 것이다. 다스는 6월 20일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신 북미공장(다스 노스 아메리카) 착공식 행사를 열었다. 여기엔 앨라배마 주지사를 비롯해 하원 의장, 강경호 다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약 400억 원을 투자하는 북미공장은 다스가 사활을 걸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자리에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바로 시형 씨다. 사진 속 시형 씨는 강경호 사장 등과 함께 기념 시삽을 하고 있다. 지난해 내곡동 특검에 소환됐을 때보다 다소 살이 붙은 모습이지만 짧은 머리와 안경은 그대로다. 이 전 대통령이 토목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아들인 시형 씨가 삽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부전자전’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시형 씨가 다스 역점 사업의 첫 삽을 뜨는 행사장에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남다르다. 부장 직급인 시형 씨가 실제로는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다스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형 씨가 초고속 승진에 이어 이처럼 회사의 중요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이 전 대통령의 실소유 의혹과 맞물려 해석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