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학교나 직장, 지하철, 피시방 등에서는 에어컨을 켤지, 말지를 두고 학생들의 견해가 엇갈리기도 한다. 신경전을 벌이면서 다투는 경우도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에어컨 이야기를 쫓아가 보자.
에어컨을 틀지 않아 덥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lo***는 “너무 더워서 무의식중에 에어컨을 보고 있다(...)”라고 적었다. va***는 “대학교에서 등록금 500만 원 이상 내게 하면 학생들에게 에어컨 바람이라도 틀어줘야 하는 거 아냐? 비싼 등록금 받고, 실내 온도는 정부 기준을 잘도 지킨다. 속으로는 정부가 고맙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dn***은 “부산은 덥다. 쪄죽을 거 같다. 선풍기로 버티기 힘들다. 엄마 에어컨ㅠㅠ”이라고 적었다. 2o***는 “진짜 덥다. 에어컨 안 틀면 살 수가 없어. 하지만 타이머도 없는데! 이거 켜놓고 자면 아무리 심야전기라지만 전기세가 겁난다”라고 걱정했다.
반면 에어컨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ex***는 “사실 오늘 에어컨 과다하게 노출돼서 하루 종일 머리 띵하다가 결국 밤에 토함ㅎㅎ”이라고 적었다. br***은 “아, 너무 추워요. 피시방 사장님 에어컨 좀 꺼줘요”라고 썼다.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평을 늘어놓은 트위터리안도 적지 않았다. ch***는 “아, 땀나. 기숙사 에어컨 좀 고쳐 주세여.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la***는 “우리 집 에어컨은 대기업 제품이다. 첫 해, 두 번째 여름은 사설 업체의 불량 시공 때문에 에어컨 돌릴 때마다 분통이 터졌다. 세 번째 여름은 벽걸이 에어컨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울었다. 올해 여름은 거실 에어컨이 실외기 시동을 걸어줘야 벽걸이 에어컨이 돌아간다”며 불평을 전했다. mo***는 “이틀 전 빨래가 아직도 안 마름ㅜㅜ 계속 에어컨 켰는데도”라고 썼다.
에어컨보다 못한 노동자의 처지를 비판하는 글도 올라왔다. bn***은 “한 날은 기계가 다 멈췄어요. 너무 더우니까 기계가 섰는데, 다음 날 바로 에어컨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때 우리가 아, 우리는 기계만도 못 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썼다.
ac***는 에어컨을 ‘부자의 더위를 빈자에게 전가하는 기계장치’로 해석했다. 이유는 이렇다. “에어컨 실외기로 더위 배출하면 도시의 기온이 상승한다. 하지만 전기료 때문에 부자는 계속 에어컨을 쓰고, 가난한 사람은 쓰지 못 한다”라고 적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았다. pa***는 “예전에는 기름을 절약하자면서 전기로 바꾸었는데, 이제는 에어컨을 줄이자면서 선풍기로 바꾸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가면 손 건조기를 사용하지 말고 휴지로 닦자고 한다.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라고 꼬집었다.
do***는 각 가정의 에어컨 사용 관행을 궁금해 했다. “요즘 가장 궁금한 것. 각 가정의 ‘에어컨 룰’이 어찌 되는지… 에어컨 언제 켜시나요? 켤지 말지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생활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일 것 같은데요. ㅋㅋ”라고 썼다.
재미있는 글도 올라왔다. cm***은 “나 지금 (축축해서) 보일러 켜고, (더우니까) 에어컨 켜는 초 울트라 사치를 하고 있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