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에서 일하고 있는 김현준 씨(가명)는 “누구든 자신만 알고 싶어 하는 게 있지 않느냐. 강남 사모님들은 그런 성향이 특히 강하다. 화상채팅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공간에 나만 들어간다는 점, 아무나 만날 수 없는 남자를 내 마음대로 고른다는 점이 화상채팅의 최고 강점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인기가 식었다”고 말했다.
물론 화상채팅을 통한 성매매가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급’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게 현직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호스트바 공급을 맡고 있는 이 아무개 실장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호스트바 남성들과 사모님들을 연결시켜주는 채팅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자연스레 가격도 내려가고 전체적으로 물이 흐려졌다”며 “아직도 몇 개의 사이트들이 비정기적으로 운영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 활동하는 애들 대부분은 정식으로 일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이거나 호스트바에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일 뿐”이라고 전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화상채팅을 끊은 강남 사모님들이 그 대체재로 선택한 것이 바로 스마트폰. 단속 위험성이 높을뿐더러 흔적을 남길 수밖에 없는 인터넷 사이트와는 달리 스마트폰은 사진 및 동영상 전송이 용이하고 완벽한 프라이버시 보장이 된다는 점에서 사모님들을 자극시켰다.
스마트폰을 통한 성매매는 ‘초짜’는 접근이 불가능한데 또 다른 유흥업소 종사자 박민준 씨(가명)는 “아무리 호스트바가 대중화됐다고 하나 등급은 확실히 나뉘어 있다. ‘일반인’들이 가는 곳과 강남 사모님들이 드나드는 곳은 다르다는 얘기다. 그런 호스트바에서 한 번 안면을 트고 마음에 들면 서로 작업용 폰 번호를 주고받는다. 이후엔 그들만이 아는 경로를 통해 성매매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박 씨의 말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통해 성매매를 하는 호스트바 ‘선수’들의 경우 팀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다들 준수한 외모는 기본이고 사모님들을 사로잡은 완벽한 ‘스킬’까지 겸비해야만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단다. 최근에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호스트바 선수들 사이에서 마사지 자격증 취득 열풍도 불고 있을 정도다.
‘전용 선수’까지 있다는 한 50대 여성은 “호스트바는 단체로 가지만 그 다음부터는 개인플레이다. 여자 쪽에서 연락을 하면 3~5명의 선수들이 각자 프로필을 전송한다. 적나라한 신체 사진이 첨부되고 각자 특기로 어필한다. 우리는 장소를 알려주고 선택만 하면 된다. 호텔로 가기도 하고 서울 근교로 빠져나가 1박 2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시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룻밤을 보내면 평균 50만~100만 원을 준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