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인근의 전당포들. 대포차 구입의 최적지로 입소문이 나 있다. 일요신문DB
그의 말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전당포를 빠져나가는 차량만도 한 달에 수십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론 대포차 브로커가 찾아와 100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가져갈 때도 있단다. 브로커뿐 아니라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대포차를 찾는데 신용불량자에서부터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사업가들도 세금 및 범칙금을 내기 싫다는 이유로 대포차를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공무원들도 버젓이 대포차를 요구할 정도다.
앞서의 최 씨는 “먼저 묻지 않아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대포차를 찾는 공무원도 있었다. 공무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공무원들은 짧은 간격으로 차를 바꾸는데 차량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보증금으로 수백만 원을 맡겨놓고 마음대로 이용한다. 그러다 차량을 반납하면 일정액의 수수료만 받고 보증금을 돌려주기 때문에 전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전당포를 통해 대포차를 구입해도 뒤통수를 맞을 때가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문을 닫는 전당포가 급증하면서 차량을 악용하는 업주들이 생겨난 것. 중고차거래업자 이 아무개 씨는 “현금이 떨어지면 전당포 업주들이 차량을 이용해 돌려막기를 한다. 이러면 차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 각각 존재하게 된다. 마음만 먹으면 내 소유도 아닌 차량을 대거 대포차 브로커나 구입을 원하는 사람에게 헐값에 떠넘길 수 있는데 눈 뜨고 당하는 거다. 나 역시도 막상 차를 가지고 가려다 진짜 소유권을 가진 업자가 나타나 한바탕 소동을 벌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