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수석은 대검 공안부장이던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야간 촛불집회 주도자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일으켜 의정부지검장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에선 홍 수석을 강경 보수 성향의 검사로 부르기도 했다. 2008년 1월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광장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박 대통령이 홍 수석을 낙점한 이유는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의 강력한 추천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치밀한 일처리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인사 검증 실패로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던 박 대통령이 꼼꼼하기로 정평이 난 홍 수석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깐깐하기로 치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김기춘 실장 역시 홍 수석 못지않아 지지부진한 공기업 인사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홍 수석이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한참 높은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채동욱 총장보다 후배일 뿐 아니라 검사장 경력도 없어 검찰을 컨트롤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곽 전 수석을 은근히 깔봤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렸었다. 특히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수사결과 발표 당시 매끄럽게 조율하지 못하면서 곽 전 수석의 입지는 좁아졌었다.
그러나 홍 수석의 경우 검사장 출신일 뿐 아니라 사법연수원 기수 면에서도 곽 전 수석과는 ‘급’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검찰 내에선 수사할 때마다 청와대 눈치를 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채동욱 총장이 홍 수석과 어떠한 스탠스를 취할지에 검찰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