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상대마는 부경의 미스퀵(마주 김갑수)과 서울의 듀마(강동구)가 꼽힌다. 두 마필 모두 선행과 선입으로 주로 입상하지만 간간이 추입으로도 입상하는 면을 보여 주행습성은 자유형으로 분류된다. 이번 경주에선 2~3선에 가세할 수 있는 선두력을 가지고 있다.
먼저 미스퀵은 최근 들어 1800미터에 세 번이나 출전하면서 거리 적응력을 키웠다. 선행, 선입, 추입을 모두 한 차례씩 시도해봤는데 선행을 나섰을 때 가장 좋은 경주력을 보였다. 중간 가속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안쪽 게이트를 배정받는다면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2전 4승 2위1회의 성적을 거뒀다.
듀마의 최근 경주도 미스퀵과 비슷하다. 1700미터 한 차례, 1800미터 두 차례 등 모두 중거리를 뛰면서 선행과 선입, 외곽선입 작전을 두루 소화했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경주전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작전이었지만 결과는 다 좋았다. 그러나 이번 경주는 워낙 강한 말들과 겨루는 만큼 게이트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앞선에 가담할 수 있는 순발력이 있는 만큼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면 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많다. 듀마의 전적은 8전 3승 2위3회 3위1회다.
먼저 샌드퀵은 7전 4승 2위1회의 전적을 기록한 마필로 이번 경주 선행이 유력하다. 그동안 1200~1300미터 경주에서 선행으로만 입상해왔는데, 직전 경주에선 거리를 늘려 1600미터에 출전했었다. 당시엔 입상에 실패했지만 선행마에게 가장 불리한 1600미터였고 초반부터 중반까지 치열하게 경합하는 등 힘 소모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에서 지구력이 부족한 마필로 평가하기엔 아직 일러 보인다. 1800미터는 스타트 후 바로 곡선을 돌기 때문에 직선이 긴 1600미터보다는 선행마가 오히려 유리한 부분도 있다.
레이디메달은 14전 2승 3위1회로 최근 전력이 급상승한 마필이다. 데뷔 이후 14번의 경주를 치렀지만 최근 두 경주만 제외하면 그 능력은 시쳇말로 ‘변마’에 가까웠다. 그러다 지난 6월에 설동복 기수가 1400미터를 1:27.9초(다습)에 주파하면서 깜짝우승을 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주를 보면 스타트 능력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중간에 따라붙는 힘과 막판에 버티는 끈기가 딴 말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확연히 좋아졌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음 경주에서도 더 나은 경주력을 보이면서 3위를 차지했다.
미라클원더는 8전 4승 2위2회의 전적이 말해주듯 한창 걸음이 늘고 있는 말이다. 데뷔 초와 최근 마지막 경주에서 입상에 실패한 것 외엔 모두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다. 주목할 경주는 입상에 성공한 경주보다는 실패했던 마지막 경주다. 1900미터로 치러진 당시 경주에서 미라클원더는 레이스가 빠르지 않았는데도 선행을 포기하고 선입으로 따라갔다. 장거리에서 선행에 실패한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시험무대로 보였고 비록 실패했지만 그때의 경험이 이번 경주에서 좋은 약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울의 천년동안은 폭발적인 경주력은 없지만 전 구간을 끈끈하게 뛰어주는 스타일이라 욕심없이 따라가면 어부지리는 가능한 마필로 보인다. 8전4승 3위3회를 거뒀고 주행습성은 선행과 선입이다. 그밖에 랜드엔젤과 유성히어로 같은 말들도 복병권으로 꼽히고 있지만 자력으론 어렵다는 게 필자의 분석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왕성한 씨암말 활동
국산마 중 최강의 3세 암말들을 가려내는 코리안오크스배는 수많은 명마들을 탄생시켰다. 2008년 서울과 부경의 교차경주가 시행된 후론 5년 동안 서울 경주마가 딱 한번 우승(2010년 유로파이터)하는 데 그칠 만큼 부경의 경주마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씨암말로 활동 중인 마필은 그전에 우승했던 서울 경주마들이다.
2007년도 우승마인 백파는 2010년 12월 현역에서 물러나 씨암말로 전환했지만 아직까지 후대 소식은 없다. 마사회에서 발표하는 육종가(-3.622:후대에 물려주는 마필의 능력치란 뜻으로 낮을수록 우수)도 우수해 조만간 좋은 자마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도 우승마인 서해번쩍은 왕성한 씨암말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 3군에서 활약 중인 엄지번쩍과 부경 3군의 알파트리플이 대표적인 자마다. 데뷔를 앞둔 신마(승리웨이브)도 있다.
2005년 우승마인 가문영광은 첫 자마인 가문의축제가 경주로에 막 진입했다. 데뷔전에선 7위에 그쳤지만 두 번째 경주에선 3위까지 올라왔다. 어미인 가문영광도 서서히 전력상승을 보이다 만 3세가 된 8전째에 첫승을 거둔 후 1군까지 올라갔을 만큼 대기만성형이라 가문의축제도 가파른 성장보다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분석된다. 가문의축제 동생은 두 마리가 더 있는데 한 마리는 혈통등록을 했고 한 마리는 심사 중이다.
2004년 우승마인 싱그러운은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자마인 싱그러운아침이 국1군까지 진출했으며 1군에서도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부경 3군의 싱그러운초원도 3세지만 벌써 3군까지 올라와 있다. 2002년 우승마인 해암장군은 2군까지 진출했다가 은퇴한 최다연승과 지고무상을 배출했으며 신마로는 퀸오브럭이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