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는 한국 교민들은 물론 미국 현지 팬들에게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두 번째로 만난 현지 관중은 팻, 엘리 모녀였다. 팻과 엘리는 각각 맷 캠프와 A.J. 엘리스 선수의 열혈 팬이다. 어머니인 팻은 40년 가까이 다저스를 응원해오고 있다고 한다. 팻, 엘리 모녀는 다저스에서의 박찬호 전성기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등판하던 날 수많은 한인 관중들이 태극기와 각종 응원 도구를 가져와서 응원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모녀에게 류현진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양에서 온 신인투수의 이미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선보이는 류현진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루키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만난 가족은 프리 게임 이벤트로 필드에 와서 아이들에게 다저스의 스타 야시엘 푸이그의 사인을 받아준 아버지 제이슨이었다. 제이슨은 자기 나이가 올해 42세라고 밝히며 어렸을 때부터 LA 지역에서 자랐기 때문에 다저스 경기는 어렸을 때 가족들과 늘 함께 즐기던 여가생활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제이슨은 6월 이후 다저스가 상승세를 타는 이유 중 하나로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류현진의 활약을 꼽았다. 신인임에도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하고 꾸준하게 6이닝 이상 책임질 수 있는 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미국 현지 팬들뿐 아니라, 한국 교민들한테도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테네시 주 밴더빌트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장영준 씨와 영국에서 왔다는 김재연 씨는 류현진의 등판일에 맞춰 미 서부 여행 중이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 경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는 두 사람은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류현진이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쳐 보이는 모습에 한국인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다저스타디움 전광판에 태극기가 비치거나 류현진이 등장할 때 나오는 아리랑 음악도 감동을 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다저스타디움에 있는 용품샵에서는 류현진의 티셔츠가 어느 정도 팔리고 있을까. 확인차 다저스 팀 스토어를 방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저스 팀 스토어 스태프는 4, 5월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티셔츠나 유니폼을 구입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인들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7월 올스타전 이후 푸이그와 함께 류현진이 다양한 인종,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두 사람의 티셔츠를 구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정재우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