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사퇴설에 시달리던 이석채 KT 회장이 최근 사퇴 논란에서 한 발 비켜나 있는 듯하다. 이석채 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박근혜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고 있어 중도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무성했다. 이명박 정부 때 ‘낙하산 인사 집합소’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는 KT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직후 친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홍사덕·김병호 전 새누리당 의원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정권에 줄을 대기 위한 로비스트를 영입한 것과 다름없다”며 “정권이 바뀌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정권의 핵심인물들을 영입하는 이석채 회장의 불순한 의도 역시 문제”라고 비난했다. 한때 이 회장이 자진사퇴한 후 10월 재·보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 바 있다.
이석채 회장의 사퇴설이 다소 수그러든 까닭은 무엇보다 지난 8월 30일 주파수 경매에서 원하던 1.8㎓ 15㎒ 대역, 즉 인접대역을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접대역 확보 직후 이 회장은 한껏 고무된 어조로 직원들을 독려했으며 ‘해사행위’를 하는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듯한 뉘앙스로 엄중경고하기도 했다. 롱텀에볼루션(LTE) 부문에서 경쟁사들에 뒤처지며 고전하던 이 회장이 인접대역 확보를 계기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면 자리를 지키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의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다. 그러나 국세청과 검찰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 현실에서 그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
임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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