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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는 치료제와는 달리 건강보조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주의사항과 복용법이 적힌 설명서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양제도 제각기 기능과 효능이 다른 만큼 제대로 알고 먹어야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여러 개의 영양제를 한꺼번에 복용하고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약이 어떤 것인지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방법은 간단한데 우선 모든 영양제 복용을 중단하고 한 가지씩 집중해 섭취해보면 된다. 이후 몸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효능이 느껴지면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반대로 불편함을 느끼거나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그 영양제는 피하는 게 좋다.
만약 부모님이 영양제 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명절을 이용해 자식들이 직접 기본사항을 체크하면 된다. 현재 부모님이 복용하고 있는 모든 영양제를 모아두고 특정한 단일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자. 종합영양제만 복용하고 있다면 단일성분이 고용량인 경우가 거의 없겠지만 여러 가지를 섞어 먹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과다섭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 A나 E를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구토, 두통, 현기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항산화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베타카로틴도 적정량 이상 복용할 시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적정 복용량만큼이나 상극을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영양제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약이 아니라 상극이라고 해서 무조건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로 효능이 상충되거나 흡수를 방해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철분과 칼슘은 상극으로 불리는데 이 둘은 흡수되는 통로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복용하면 흡수율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소화도 방해한다. 때문에 칼슘은 식후에 철분은 공복에 섭취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칼슘은 단백질 보충제인 클로렐라, 아미노산 등과 함께 먹으면 오히려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높아지기에 따로 복용해야 한다. 의외로 종합 비타민과 단일 비타민도 동시에 복용하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고 하니 시간차를 두는 게 좋다.
부모세대의 필수영양제 칼슘도 상황에 따라 골다공증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목적으로 칼슘을 복용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이미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따로 영양제를 챙겨먹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칼슘제가 골다공증 치료제의 주요 성분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의 대표주자 홍삼도 비교적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졌으나 만인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체질이 열성인 사람들은 홍삼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사포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아무리 먹어도 효과가 미미하다. 만약 뇌출혈 진단을 받은 적이 있거나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들도 혹시나 모를 부작용을 염려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에스트로겐이나 스테로이드제제, 신장계통 약물, 혈전 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홍삼과 상호작용으로 예기치 않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계의 제왕 와파린도 비타민 K와 코큐텐과는 궁합이 맞지 않다. 와파린은 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일혈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데 비타민 K는 혈액을 응고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충되는 효과를 발휘한다.
마지막으로 의사들은 “지나치게 영양제에 의존하지 말라”는 조언을 남겼다. 하루 수 개의 알약을 먹느니 하루 한 시간씩 산책,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오메가3+비타민E ‘찰떡궁합’
혈관을 청소한다는 오메가3지방산 등의 필수지방산과 비타민 E는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여러 효능은 뛰어나나 몸속에서 쉽게 산화된다는 큰 단점을 가졌던 오메가3지방산은 이를 막아주는 비타민과 함께 섭취하면 보다 완벽해진다. 그중 최상의 궁합은 기름에 잘 녹는 비타민 E. 소량만 섭취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비타민 E는 C와도 상생한다. 비타민 C는 세포 밖에서 활동하면서 세포막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E의 흡수율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비타민 A는 아연과 좋은 짝꿍으로 불린다. 아연은 비타민 A의 혈중농도를 유지하고 전신의 필요한 조직에 분포되는 것을 돕고 항산화 작용을 배가시키는 역할도 도맡는다.
칼슘은 비타민 D와 마그네슘을 함께 복용하면 좋다. 비타민 D는 칼슘이 장에서 쉽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마그네슘은 칼슘의 단점을 상쇄시켜주고 좋은 기능은 끌어올려주기 때문이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