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추신수 가족 인터뷰 당시. 같은 해 딸 소희를 낳았다.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이름처럼 ‘가을남자’로 대변되는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 그의 아내는 하원미 씨로 동갑내기다. 추신수는 올시즌 ‘기러기 아빠’ 신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족들이 클리블랜드에서 함께 생활했다면 올해부터 가족들은 애리조나에서, 추신수는 신시내티에서 거주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겨운 해후를 반복한다. 생활이 이렇다 보니 육아는 전적으로 아내 하 씨의 몫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무빈이 뒷바라지는 물론 유치원을 다니고 있는 둘째 건우와 한창 엄마 손을 필요로 하는 막내 딸 소희까지 세 아이들을 쫓아다니기에 하루가 버거울 정도이다.
하 씨는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무빈이를 학교 보내려면 세 아이를 모두 태우고 학교로 향하거나 가까운 마트 방문도 세 아이와 항상 함께 한다. 아이들이다보니 엄마의 소원대로 얌전히 카트에만 앉아 있기란 불가능한 일. 아이들끼리 싸우고 울기도 하고, 장난을 치는 바람에 제대로 된 장보기는 꿈도 꾸지 못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남편을 보기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비행기로 이동을 하는데, 신시내티에서 다른 도시로 향하려면 대부분 비행기를 두 번 정도는 갈아타야 한다. 세 아이들과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은 그 자체로 만만치 않은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하 씨는 운동선수의 내조에 대해 “이렇게 떨어져 있다 보니 내조다운 내조를 잘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내가 내 자리 잘 지키고, 아이들 잘 키우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힘들게 야구하는 남편한테는 최고의 내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요즘 하 씨는 지인들로부터 남편의 FA 이후 만나게 될 팀과 관련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FA 계약금 포함 연봉으로 최소 6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의 몸값이 오르내리는 추신수가 내년에 어느 팀에서 뛰었으면 좋겠느냐는 내용이다.
“사람들은 남편의 몸값에 관심이 크지만, 난 남편이 몸에 공을 맞고 출루할 때마다 소원을 빈다. ‘부디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하게끔 도와 달라’고. 지금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남편이 얼마나 노력하고 애썼는지 잘 알기 때문에 난 남편이 성적이 안 좋다고 힘들어할 때마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했으니까 더 이상 욕심내지 말자’고 얘기해준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 살고 있는 남편한테는 별로 와 닿지 않는 얘기겠지만 말이다.”
운동선수의 아내는 행복한 일보다 참고 견뎌야 하는 일이 더 많다. 그러나 하 씨는 “그 모든 부분이 우리 가족을 위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