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그렇지만 마이데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1군 데뷔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두 번째 경주에서도 우승해 그토록 높다던 1군 벽을 허물어뜨리고 연승행진을 하고 있다. 첫경주에선 1군의 강자인 풀문파티와 플리트보이를 제압했고, 두 번째 경주에선 최근 선행으로 기세를 떨치고 있는 소백령을 무려 7마신이나 이겨 갈수록 강해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 같은 마이데이의 눈부신 능력신장은 마체중 및 훈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필자는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주행검사를 받을 때 마이데이의 체중은 435㎏이었다. 왜소한 체격이었지만 갓 두 살이 된 마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소지가 많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실전무대에 처음 나선 지난해 6월 23일 경주에선 무려 17㎏이나 빠졌다. 마필 자체가 훈련내용을 감당하지 못했음인지 급격한 체중변동을 보인 것이었다. 훈련이 그리 강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는 심각한 변수였다. 아니나 다를까 마이데이는 졸전 끝에 7위를 하고 말았다. 그 다음 경주에선 훈련강도와 훈련 기간을 조금 줄여 출전했는데, 우승을 차지했다. 이때의 체중은 7㎏이 증가한 425㎏이었다.
이런 식으로 마이데이는 체중이 빠지면 조금 못한 성적을 보이는 등 지난 1년간 심한 기복을 보이던 마이데이가 2군 고별전에서 보여준 마체중은 406㎏이었다. 그동안 체중이 줄면서 훈련 자체도 극약처방을 했다. 속보와 구보 위주로 훈련을 하고 강구보는 아예 하지도 않았다. 마필 자체가 훈련을 강하게 하면 ‘밥’을 먹지 않는 경향이 있었던 셈. 훈련을 벅차한다는 반증이었다. 이렇게 보면 마이데이는 거의 강한 훈련을 제대로 못하고 1군까지 진출한 셈이었다.
마이데이가 9월 1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1900m경기에서 우승했다. 사진제공=KRA
마이데이는 이제 부담중량이 좀더 늘어날 것이 분명해 우려를 사고 있다. 일부 예상가들은 체구가 왜소한 말이라 다음엔 꺾을 찬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다음에도 체중이 늘어나 출전한다면 다시 한번 베팅 찬스로 본다. 두 번의 우승으로 인기가 어느 정도 몰리겠지만 체중이 또 늘어난다면 어설픈 예상가들은 분명히 무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훈련을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기본능력만으로 1군에 올라온 마이데이가 본격적으로 힘이 차면서 정상적인 훈련을 잘 소화해내고 체중까지 늘고 있다는 사실은,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김시용 프리랜서
천고마비 계절…살쪄야 정상
가을철엔 경주마 체중이 10㎏가량 증가해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일요신문 DB
특히 계절이 가을로 바뀌면서 무더위에 지쳐있던 경주마들도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여름철 내내 고전했던 마필들이 예전의 기량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충실한 훈련과 함께 체중이 쪄서 정상체중으로 회복한 마필은 당연히 베팅감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일요경마에서도 이런 말이 여러 두가 입상했다. 부경 6경주의 이변마인 3번 금빛총알(3위)은 예전보다 훈련량과 강도가 두 배 이상 늘고 세졌지만 체중이 7㎏이나 증가해 출전했다. 같은 경주의 8번 스프링걸(2위)도 강구보와 빠른 구보를 대폭 늘렸음에도 2㎏이나 체중이 증가했다. 부경 3경주의 2번 영광의챔피언(1위)은 무려 13㎏이나 늘었고, 같은 날 Owner’s Cup(GⅢ) 대상경주의 우승마인 경부대로는 지난 번 9㎏에 이어 이번에도 3㎏이 늘어나 출장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이런 분석 요령을 모든 마필에 도식적으로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신마의 경우는 아직 근육이 완성되지 않은 단계라 물렁살이 빠지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오히려 주행검사를 받고 금방출전했을 때엔 빠지지 않는 경우를 더 조심스럽게 살펴야 한다. 기존 마필의 경우도 예전에 잘 뛰었을 때의 체중과 비교해보면 좀 더 효과적이다.
아무튼 가을철엔 경주마의 체중이 10㎏ 정도는 증가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과 이것이 경주마에 따라서는 더 긍정적인 변화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