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을에서 3선을 지낸 정장선 전 의원의 이 지역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영기 기자 yk000@ilyo.co.kr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철저히 당원으로 지냈다. 각종 초청을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최근 일본과 중국에도 다녀왔다.”
―18대 국회 때 여야의 격한 충돌과 몸싸움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바깥에서 정치권을 보는 시각은 어땠나.
“DJ(김대중) 정부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후 정부부터 여야가 격렬하게 싸우기 시작했던 것 같다. 특히 18대 국회 4년간 너무 많이 싸웠다. 나름대로 다 명분과 이유가 있었겠지만, 꼭 이런 방식밖에는 없는 것인지 고민스러웠다.”
―이번에 ‘이석기 사태’까지 겹치면서 정국이 더욱 꼬이고 있는데.
“이석기 사태는 올 게 왔다는 생각이다.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진보정당에서 당내 패권을 지키기 위해 부정경선을 저질렀고 결국 분당에 이르렀다. 분당 이후에도 북한 핵실험에 성명 하나 제때 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진보진영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낡은 프레임을 벗어나 국민 생활 속에서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당은 지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법적으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 전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석기 사태는 민주당 책임론도 거론된다.
“그동안 민주당이 야권단일화에 너무 목을 맸다. 선거 때마다 단일화를 통해 승리를 꾀하려고 했던 측면이 있었다. 이제 이런 방식은 효과가 없다고 본다. 독자 집권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강한 의지와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한길 대표 노숙투쟁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대통령이 대화를 안 하려고 하지 않느냐. 지금 남북문제나 외교 효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 인기가 높은 상황이지만 향후 경제 이슈로 들어가면 국회의 동의 없이, 특히 야당의 동의 없이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구였던 평택을이 재·보궐 선거 가능 지역구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지역에서 출마 권유를 많이 받고 있지만 이번에 선거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평택을은 지금까지 대법원 선고가 안 되고 있다. 이것도 큰 문제다.”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 않나.
“9월 말 발표하면 물리적으로 선거를 준비하기가 어렵게 돼 다음으로 넘길 가능성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지난해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지금 출마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다. 정치권이 별로 바뀐 것이 없는 상태에서 출마하는 게 탐탁지는 않다.”
“지역에 중진 의원이 한 명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일단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다. 주변과 상의도 하고 천천히 결정하려고 한다.”
―그 고민 중에는 안철수 의원 측과 함께하는 것도 포함인가.
“안철수당으로 선거에 나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 정치권에 변화가 와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양당 구도가 고착돼 중간지대가 없어진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함께하자는 제의도 있었지만 안철수당에 흡수돼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지금도 안철수 의원 세력화는 진행 중이다.
“안철수 의원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양한 사람들과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라도 세력화를 희망하는 것 같은데, 문제는 안철수 한 사람의 존재가 크고 강하다는 것이다.”
―1인 사당화에 대한 우려 같다.
“정치는 혼자서는 큰 결과를 낼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과 격돌하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되면 야권 전체에 독이 될 수도 있을 텐데.
“꼭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안철수 의원을 포함해 모든 정치인이 망가져 가는 정치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한 입체적인 고민과 책임을 느꼈으면 한다. 지금 보면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며 남 말하듯 하는 정치인이 많다.”
―6인회와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는 정확히 어떤 것인가.
“6인회는 공부를 하기 위해 만든 개별 모임이다. 본래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정치·경제 문제에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이게 안철수 의원 쪽에서 관심이 있고 같이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오해를 받게 됐다.”
―안철수 의원과 상관없는 독자적 모임이라는 것인가.
“원래부터 여야 의원 중 불출마했거나 적지에서 낙선한 사람, 또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간 사람들이 의기투합하는 자리였다. 지금 김부겸 전 의원은 공부하러 떠났고 김영춘 전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준비로 정신이 없어 못 모이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이 돌아오면 추슬러서 또 모일 생각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
경기 평택을 출신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직전 아들 명의로 대출받은 7300만 원을 자원봉사자 수당 등으로 선거운동원에게 제공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자금 7250만 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3월 항소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