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왼쪽)과 카히스토리 메인 화면 캡처.
1. ‘허위 매물’에 현혹되지 말라
중고차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서핑하다 보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만큼 아주 좋은 조건으로 나와 있는 중고 차량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차량은 이른바 미끼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구매하기 위해 ‘현장’에 찾아가면 방금 팔렸다거나 뒤늦게 문제가 발견됐다며 다른 모델의 차량을 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같은 연식, 동일 모델의 경우 커다란 하자가 없는 한 중고차 가격대는 전국 시장에서 거의 엇비슷하다. 미리 몇 곳의 중고차 관련 사이트에서 해당 모델의 평균 중고차 시세를 확인해 보고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면 일단 허위매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 성능점검기록부를 챙기라
중고차 매매 때 소비자의 편의를 강화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판매자가 반드시 교부하도록 법으로 정해진 서류가 바로 성능점검기록부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중고차 매매상과 딜러만 이 기록부를 발급할 수 있다. 기록부에는 차의 연식, 주행거리, 색상, 번호, 차대번호, 부품교환 여부, 사고 유무 등이 표기된다. 만약 기록부 교부를 거부하는 업체나 딜러라면 거래를 하지 않는 게 좋다. 공식 매매업체나 딜러와 거래를 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길 경우 AS 및 보상 받기가 수월해진다.
물론, 간단한 육안검사나 성능검사를 거쳐 작성되기에 기록부 내용이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뢰 여부를 떠나 중고차 거래 때 성능점검기록부를 꼭 챙겨야 한다. 차후 문제가 발생하면 매입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기록부를 발부받을 때 내용을 꼼꼼히 살펴 의문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선 반드시 물어보고, 가능하면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 기록부와는 별도로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카 히스토리’(www.carhistory.or.kr) 사이트를 이용하면 침수, 사고 등에 대한 보험수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3. 매입 시기를 잘 선택하라
중고차는 일반적으로 시일이 흐를수록 가격이 낮아진다. 중고차 시세는 한 달 단위로 조정되는데, 대부분의 경우엔 달이 바뀔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내려간다. 매물이 많은 경우라면 중고차를 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바로 ‘가격 조정 이후’다. 같은 연식의 모델이라도 이 달 하순에 사는 것보다 다음 달 초순에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고, 만약 12월이라면 해가 바뀐 뒤로 구입 시기를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새 모델이 출시되는 시기도 중고차를 사기에 적합한 때다. 신차 시장에 내년 모델이 나오면 올해 모델은 구형이 되기에 중고차 시세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간혹 시세보다 싼 가격에 중고차가 시장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차가 안 팔려서 전시장 임대료만 계속 축낸다면 딜러들이 ‘손절매’에 나설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주가 하락폭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팔아치워 더 큰 손해를 막는 것과 같은 이치다. 중고시장 정보에 귀를 열어놓으면 좀 더 저렴하게 차를 살 수도 있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