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판사 출신인 진영 장관은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용모가 단정하고 말수가 적어 ‘여의도 젠틀맨’으로도 불린다. 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4~2005년 비서실장을 맡으며 대표적인 ‘친박’으로 꼽혔다. 박 대통령은 신중하고 입이 무거운 진 장관에 대한 신뢰가 각별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상의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영 장관은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특보로 정치에 입문해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올랐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진 장관과 박 대통령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진 장관은 “국회의원이 경선 캠프에 참여해선 안 된다”며 박근혜 선거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진 장관이 ‘무늬만 친박’으로 불렸던 것도 이 무렵부터다. 그 후 진 장관은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며 사실상 ‘탈박’이 됐다. 박 대통령이 직접 반대 토론자로 나온 상황에서 진 장관의 이러한 행보는 친박계에 충격을 줬다. 진 장관은 2011년 “박근혜 전 대표를 둘러싼 폐쇄적 벽이 너무 두터워 개인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다”며 친박을 비판하기도 했다.
진 장관이 다시 친박이 된 인사를 뜻하는 ‘복박’으로 분류된 것은 지난해 5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은 투표 전날 이한구 원내대표 후보자와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진 장관의 지역구인 용산을 찾아 배식봉사를 하며 진 장관에게 힘을 실어줬다. 진 장관이 탈박에서 복박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 진 장관은 당 정책위의장으로서 박 대통령의 총선공약 입법화를 진두지휘했고, 대선공약을 총괄하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진 장관은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현 정권 기초 설계에 깊숙이 관여한 데 이어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되며 승승장구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