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는 9월 20일 ‘상수도 요금수준과 요금산정 기준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우리의 상수도 요금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아주 낮다”며 “원가 및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적정한 요금인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수도 요금은 1㎥당 619원(2011년 기준)으로 영국(2357원)·프랑스(2491원)의 4분의 1, 독일(3236원)의 5분의 1, 덴마크(4348원)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 그러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평균 279ℓ로 영국(232ℓ) 프랑스(139ℓ) 독일(151ℓ) 덴마크(114ℓ)보다 크게 많은 수준이라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 보도를 타자 트위터리안이 들끓었다. SNS뿐만 아니라 넷세상도 시끄러웠다. 하루 만에 2800여 개의 댓글이 뜰 정도로 논란이 뜨거웠다. 일단 물가인상 가능성에 대한 ‘원초적 반발’이 거셌다.
감정적 분노를 접고 비교적 근거를 제시한 반대 의견도 많았다. mir****는 “왜 공공요금 인상 문제만 나오면 주요 선진국을 기준으로 삼느냐”며 “선진국 국민소득과 우리 소득 수준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coo****도 “우리 최저임금과 선진국 최저임금이 같은 수준이냐”면서 “물값을 선진국 수준과 비교할 게 아니라 정치 마인드부터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비꼬았다.
yen****는 “OECD 국가 시간당 최저임금이 룩셈부르크 14.21달러, 프랑스 12.55달러, 네덜란드 11.38달러인데 한국은 3.9달러”라며 “물값 비교하려면 임금 수준, 생산원가부터 감안하라”고 적었다.
일부 트위터리안은 4대강 사업으로 수자원공사가 빚더미에 앉자 물값 인상을 획책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nax**** 등은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 만든다고 4대강에다 엄청난 돈 쏟아 부었던 거 아니냐”면서 “반대 의견이 많았는데도 강행해 놓고 그 덤터기를 물값 인상으로 서민에게 씌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소수이긴 하나 물값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do3****는 “우리는 물 부족 나라인데 물을 너무 펑펑 쓴다”며 “절약이 안 된다면 요금을 올려서라도 절약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었다. min****는 “사람들이 공공화장실이나 공중목욕탕에서 펑펑 물 쓰는 것을 보면 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개개인의 양심과 의지로 절약하기 어렵다면 국가 시책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값 논란에 대해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gb7****는 “누진제가 없어서 막 쓰는 경향이 있다”면서 “물값은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신 물을 아껴 쓰도록 일정 분량 이상을 소비하면 누진제를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적었다. min****는 “요금을 건드릴 게 아니라 물 낭비를 부르는 법부터 고쳐야 한다”며 “가령 1건물에 1계량기법 같은 게 대표적이다”고 꼽았다.
한 건물에 상가와 사무실이 여럿 입주해 있는 곳은 자기가 사용한 만큼만 수도요금을 내는 게 아니라서 마구 사용하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spe****는 “절수형 수도꼭지, 샤워기, 변기 등이 국민생활에 정착되도록 무상교체나 원가로 교체해줘야 한다”며 “먼저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트위터리안의 트윗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쓴웃음을 남기기도 했다. cha****는 “이제 국어사전도 바뀌어야 할 판이다. ‘돈을 물 쓰듯 한다’는 표현을 대체 뭐로 대체해야 할까”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