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기자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일반인이 루머에 휩싸일 경우 대중은 작은 정보 하나만 확인되면 관련된 내용을 전부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그가 과거에 무슨 어느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거기서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식으로 소문이 돌 경우 실제 과거 그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부분만 사실로 드러나도 그곳에서의 모든 에피소드를 사실인 양 받아들인다. 이런 부분은 악성 루머를 키우는 강한 자양분이 된다.
<일요신문>이 확인한 결과 실제 K 기자의 과거 이력과 악성 루머 속 과거 이력은 대부분 일치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명문대에 입학한 K 기자는 서울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KBS 대구방송총국 기자가 됐고 2011년부터 KBS 본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방식으로 과거 K 기자와 인연을 맺은 이들을 접촉한 기자는 그들을 통해 K 기자가 어떤 사람이었으며, 그리고 악성 루머가 어디까지 진실인지 확인해 봤다.
우선 K 기자의 고교 동창들은 그를 말 그대로 모범생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수석 입학한 것으로 알려진 K 기자는 고교 시절 3년 동안 모두가 인정하는 모범생이었다고 한다. 당연히 명문 대학에 진학했다. 떠도는 루머에 따르면 K 기자가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는데 이는 고교 동창들이 기억하는 K 기자의 모습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K 기자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서울 소재의 S 고등학교에서 국어 선생님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는 K 기자가 대구에서 교사로 일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의 지인들에 따르면 서울에서 교사로 근무하다 2005년께 기자가 되면서 대구로 내려간 것이라고 한다. K 기자는 학생부 교사로도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존에 알려진 학생부 교사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였다. 어딘가 꽉 막혀 있고 무섭기만 한 학생부 교사의 이미지와 달리 K 기자는 학생들과 잘 통하고 학생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K 기자가 교사로 재직하던 당시 제자였던 이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K 기자가 고교 시절 은사님이었다고 밝힌 이 네티즌은 “나이도 젊고 학벌도 좋고 학생들 배려해주는 마음도 커서 꽤 인기가 있었다”고 소개하며 관련 에피소드도 하나 공개했다.
글 쓴 제자가 고교 2학년 때 고3 선배들의 수능 응원을 위해 이른 시간 수험장 부근으로 향했다. 너무 빨리 도착해 한참 기다려야 했는데 당일 날씨가 상당히 추웠다고 한다. PC방에서 잠시 몸을 녹이며 기다리려 했지만 미성년자는 새벽 시간 PC방 출입이 금지돼 있다. 이에 평소 학생들과 잘 통하는 선생님으로 알려진 K 기자에게 연락을 취하자 그는 단속을 당하더라도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보증을 서줬다고 한다.
K 기자의 취미는 인라인스케이트로 관련 동호회 활동에도 열심이었다고 한다. 당시 그와 같은 동호회 회원이었던 이는 K 기자를 상당히 감성적이고 매사에 열심인 여성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또한 성격이 좋고 술자리도 좋아해서 동호회 회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대구 지역 기자들 가운데에도 KBS 대구방송총국 기자로 활동하던 K 기자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다. 지난 2010년 K 기자가 부친상을 당했을 당시 빈소를 찾았을 만큼 가깝게 지난 한 대구 지역 기자는 “시원시원한 성격에 똑똑하고 일 잘하는 기자였다. KBS 본사로 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들 축하해줬는데 우리도 백윤식 씨와의 열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요즘 인터넷에 별의 별 소문이 다 나도는데 우리가 아는 K 기자와는 너무 다른 내용들이다. 나도 속속들이 다 알 순 없지만 그냥 그런 헛소문일 것”이라고 얘기했다. 기자회견을 남동생이 취소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도 “유통 관련된 일을 하는 남동생이 한 명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