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턴 여기에 ‘최 회장이 암에 걸려 3년도 못산다’는 근거 없는 루머까지 가세한 상태. 이들 부부를 대상으로 삼은 악성 루머의 수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98년 동아건설이 부도 위기에 몰려 경영권을 내놓아야 했던 최원석 회장. 그리고 KBS 아나운서로 <열린 음악회>를 진행하며 최고 인기 방송인 반열에 섰던 장은영씨. 지난 99년 7월31일 전격 결혼, 화제에 올랐던 이들 두 사람은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항간에 떠도는 괴소문 때문에 다시 세인들의 관심권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과연 두 사람에 대한 괴소문이 퍼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당사자인 장은영씨는 최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간의 루머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뒤 “누군가 의도적으로 악성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내비쳤다.
공교로운 점은 악성루머가 퍼지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 4월 동아건설 소액주주들로부터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추대된 이후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최 회장의 경영복귀와 악성루머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항간에 떠도는 최원석-장은영 부부를 둘러싼 악성 루머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추려진다.
우선 가장 최근에 떠돈 소문은 ‘장씨가 음독 자살을 기도했다’는 것. 구체적으로 ‘지난 7월19일 새벽에 음독자살을 기도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는 시나리오까지 덧붙여졌다. 그리고 음독자살설 이전에는 이른바 ‘할복 자살’을 기도했다는 괴소문도 나돌았다. 자살하려 했던 이유는 최 회장과의 심각한 불화 때문이라는 그럴듯한 부연설명도 뒤따랐다.
장씨를 둘러싼 괴소문은 자살설 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얼마 전엔 그녀가 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로 한 여성지에는 임신 관련 기사까지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장씨에 따르면 임신설은 사실과 거리가 멀었다.
이런 루머에 시달린 것은 비단 장씨뿐만이 아니었다. 남편 최 회장을 두고도 ‘암에 걸려 앞으로 3년밖에 못 산다’는 등의 괴소문이 항간에 나돌았다.
▲ 지난 5월8일 최원석-장은영 부부가 둘째 딸 유정씨의 결혼 식장에서 활짝 웃으며 하객을 맞고 있다. | ||
하지만 지난 21일 오후 외출하고 돌아온 장은영씨를 어렵사리 만날 수 있었다. 전날 장씨는 최 회장의 막내아들 혁재군과 함께 강원도 원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장충동 자택 응접실에서 이뤄진 인터뷰 동안 장씨의 표정은 대체로 밝은 편이었다. 장씨는 항간에 떠도는 괴소문에 대해 “황당하다”는 얘기로 말문을 였었다.
장씨는 이런 악성루머의 진원지에 대해 의혹을 품고 있었다. ‘누군가 맘먹고 악성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게 장씨의 추측이다.
“음독자살설이 나돈다”는 기자의 말에 장씨는 어이없다는 듯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어떤 사람들이 그런 소문을 퍼뜨려요? 정말 황당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도 장씨는 특유의 달변으로 “허무하겠네요. 살아있는 저를 봐서”라며 기자에게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보였다.
그녀도 최근의 악성루머에 대해 남편인 최 회장 측근의 전화를 통해 들은 바 있다고 했다. 한 측근으로부터 며칠 전 장씨가 입원한 적 있는지, 한밤중에 응급실에 간 적 있는지를 묻는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 그래서 장씨는 “왜요? 내가 또 임신했대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나돌았던 ‘임신설’도 그녀를 꽤 괴롭혔던 것 같다. 실제로 얼마 전 한 여성지엔 ‘장씨가 임신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당시 장씨는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가 산부인과 차트를 보니까 장은영씨와 동명이인인 사람이 있어서 기사를 쓰게 됐다’고 해명을 했다는 것.
장씨는 당사자 확인도 없이 사생활 관련 기사가 나갔던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을 확인하고 써야죠. 기사를 써놓고서 (기자의) 친구가 산부인과 차트를 보니까 동명이인인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썼다는 것은 너무한 것 같아요.”
언론에 대한 유쾌하지 못한 기억 때문인지 최근 장씨는 기자들을 피하고 있다. 장씨는 그 배경에 대해 “피할 이유야 많죠. 저는 뭐가 됐든 (지금은)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씨가 언론을 굳이 피하려는 이유는 현재 최 회장이 경영복귀에 혼심의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언론에 나섰다가 오히려 최 회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보였다.
다시 화제가 장씨를 둘러싼 세간의 괴소문으로 돌아갔다. 이른바 ‘할복자살설’에 대해서 장씨는 여유있게 농담으로 맞받았다. “(할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없고”라며 “왜들 그렇게 말한대요. 내가 그럴 이유가 뭐가 있어서”라고.
그런데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선 가벼운 웃음과 농담으로 받아넘겼던 장씨도 ‘최 회장이 암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한다’는 괴소문이 언급됐을 때엔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장씨는 “너무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아도 의욕적으로 일하고 계시는데 암이라니요”라며 “그분은 너무 건강하시고 오히려 살이 쪄서 빼야할 정도”라고 괴소문의 내용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그건 의도가 아주 나쁘네요. 열심히 일 하려고 하는 사람한테”라며 불만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장씨는 “우린 잘 살고 있다”고 부부의 근황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러면서 “(신세계 정용진 부사장과 결혼한 탤런트 출신) 고현정씨 잘 살고 있다는 얘기 들어봤지요. 마찬가지예요. 다들 잘 살고 있는데 참 이상한 소문이 돌아요”라고 덧붙였다.
이날의 만남을 통해 최원석-장은영 부부를 둘러싼 세간의 루머는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비쳐졌다. 우선 ‘음독자살설’이니 ‘할복자살설’이니 하는 괴소문은 이날 인터뷰로 사실무근임이 판명됐다. 오히려 장씨는 “적당히 살이 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건강해 보였다. 그리고 세간의 소문에 대해 그리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그렇다면 누가 왜 최-장 부부를 두고 마치 공장처럼 루머를 생산해내는 걸까. 최 회장의 한 측근은 “회장님이 경영에 복귀한다고 하니까, 별의별 소문이 다 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장님을 둘러싼 악성루머가 퍼지더니 이제는 사모님까지 그런 소문에 휩싸였다”며 “(그런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발견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종의 음모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악성루머의 발상지를 나름대로 추정하기도 했다.
최-장 부부를 둘러싼 이 같은 악성루머는 지난 4월, 최 회장이 동아건설 회장으로 복귀한 다음부터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보기관에서도 루머의 진상을 파악하려고 나섰다는 얘기까지 들려올 정도.
그렇다면 이런 소문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최 회장의 한 측근은 악성 루머를 만들어내는 세력(?)을 지목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최 회장의 경영복귀 움직임과 일련의 악성루머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자못 궁금해진다.
김지영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