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할체제 숨은 핵심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 2일 이른바 ‘NLL(서해 북방한계선) 대화록’이 실종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청와대가 “사초 실종은 국기문란으로,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내놓자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호재가 발생했다고 해도 집권 초부터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이렇게까지 야당을 몰아세운 적은 없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정기국회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논란에 양건 전 감사원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잇단 사퇴, 복지공약 번복 논란 등이 겹친 상황에서 청와대가 뭘 믿고 큰소리를 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단지 야당 인사들만의 인식이 아니다. 새누리당 관계자들 역시 드러내놓고 말을 못할 뿐 사석에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날치기 처리도 못하게 돼 있는데, 여야 관계가 격한 대치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자칫 내년도 새해 예산안 처리와 주요 입법 과제 처리가 지연되거나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강경 일변도의 기조를 보이는 것과 관련, 여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할체제에서 그 원인을 찾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비서실장, 정책실장 등이 제 목소리를 냈고 수석들은 물론 국정상황실장, 기획관리실장 등 일부 비서관급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권한이 있었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청와대 근무를 하고 있는 한 공무원 출신 인사는 “전 정부에 비해 새 정부 청와대는 계통이 더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며 “전 정부에서는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행정관이 토론에 참여하는 일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이전 정부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부속실’이 이번 정부에서는 권력의 핵심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 역시 박 대통령 직할체제의 근거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호성 제1부속실장과 안봉근 제2부속실장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함께 박 대통령의 의원실 보좌진 출신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부속실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늦게까지 붙들고 있는 바람에 홍보수석실이 곤란을 겪는 일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직할체제하 ‘부속실 파워’의 한 단면으로 보인다.
박공헌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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