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마들의 대결로 관심이 쏠리는 과천시장배가 12일 서울경마공원에서 9경주로 열린다. 사진은 서울경마공원에서 펼쳐진 경기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청룡비상(수·과천시설관리공단)=김점오 감독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말이다. 데뷔전(1200미터)에선 4위를 차지했지만 두 번째인 직전 경주(1300미터)에서 곧바로 우승,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거리에서 잘 뛰어줬던 볼포니의 자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전력으로 보면 선두력도 뒷심도 어중간한 모습이라 폭발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단거리에선 크게 기대할 마필은 못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천왕둥이(수·류근상)=3팀 최영주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 마필로 현재까지 드러난 전력으로 보면 강력한 우승후보다. 복승률 100%(3전 2승 2위1회)의 성적도 관심을 끌지만 갈수록 걸음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더 무섭다.
데뷔전은 평범한 기록으로 1000미터에서 2위를 차지했지만 2전째인 1200미터 경주에서는 상위군 마필들과 대등한 기록(1:15.8)을 작성하며 압승을 거뒀고, 3전째는 1300미터에서 또 좋은 기록으로 2위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초반 선두력도 뛰어나지만 힘을 안배하면 라스트에서도 폭발력을 제대로 발휘해주는 전천후 경주마다. 모래를 맞는 것에만 익숙해진다면 향후 이름을 떨칠 대형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마는 디디미고 모마는 국내산마 1군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던 애머랜스다. 450kg대 후반의 다소 왜소한 체격은 조금 아쉽지만 아직은 2세마라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포에버대물(수·허남이)=2전 1승 3위1회를 거둔 마필로 박종곤 감독이 관리중이다. 데뷔전(1000미터)에선 놀라운 뚝심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두 번째(1300미터)에선 늘어난 거리와 주로상태(불량)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하고 코차로 분루를 삼켰다. 500kg에 육박하는 당당한 체격을 앞세운 스태미너형이라 다음에는 한층 더 발전해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경주로가 빠른 흐름이 아니라면 유력한 상대마가 될 것이나 최근의 경주로 흐름이 계속된다면 다소 불리하다 하겠다. 일찍부터 활약해줬던 익스플로잇의 자마다.
◇피스로이(암·박철근)=서인석 감독이 관리 중인 마필로 현재 3전을 치러 1승을 거뒀다. 1승 자체가 이쿠야스 선수가 1000미터 약한 편성에서 일궈낸 결과라 능력 자체는 크게 기대할 수준은 못된다. 선두력도 뒷심도 모두 대상경주를 노리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장거리에서 활약했던 피스롤즈의 자마라 혈통상으로도 단거리는 불리한 게 사실이다.
◇가문의축제(수·김원숙)=최근 주목받는 씨수말 비와신세이키와 국내산 1군에서 활약했던 씨암말 가문영광 사이에서 태어난 기대주다. 데뷔전과 두 번째까지 조인권 선수와 호흡을 맞췄지만 7위와 3위에 그쳤고, 직전 경주에서 조경호 선수로 바꾼 다음에 2위를 차지했다. 당시의 경주를 보면 순발력은 큰 변화가 없지만 끈기가 상당히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늘어난 거리에서 똑 같은 스피드로 따라갔는데도 결승선에서 치고 올라와, 2억 9000만 원짜리 금아피닉스를 제쳤다. 힘이 차고 있고, 모래에도 이미 익숙해 유력한 상대마 중에 한 마리로 꼽히고 있다.
◇누비퀸(암·천병득)=암말이지만 순발력과 끈기를 겸비했다는 평가다. 54팀 박천서 감독이 관리 중이고, 4전 2승 2위1회를 기록하고 있다. 500kg이 넘는 덩치마로 1200미터에 두 번, 1300·1400미터에 한 번씩 출전해 모두 입상을 했다. 질주습성은 전형적인 선입형이다. 하지만 앞선을 덮칠 수 있는 순발력과 뚝심을 갖고 있어 우승후보인 천왕둥이의 강력한 상대마로 보인다. 국내 최강 씨수말인 메니피의 자마다.
◇슈퍼라이더(수·플래너스)=최용구 감독이 관리 중인 마필로 2전 3위1회를 기록하고 있다. 능력미달을 한 번 하는 등 어렵사리 주행검사를 통과한 마필로 데뷔전은 진로가 막혀 20마신 이상을 지는 수모를 당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 문세영 선수가 기승해 곧바로 3위를 차지했지만 평가는 신통찮다. 포트스톡턴과 포연의 자마로 혈통적 기대치도 높은 편이 아니다.
◇퍼펙트샤인(수·광장마레)=서홍수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 마필로 1000미터 경주를 두 번 치렀지만 아직 입상경험이 없다. 주행검사 때는 빠릿한 발놀림으로 순발력이 뛰어난 모습을 보였지만 데뷔전에선 후미에서 맴돌다 들어갔고 두 번째 경주에선 조금 빠르게 선두권에 가세하고도 참패를 당했다. 아직 2세마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입상까지 기대할 수준은 못된다. 유럽에서 2세 챔피언을 지낸 원쿨캣과 부산의 강자 탐라히어로의 낳은 더빅씨 사이에서 태어난 마필이다.
◇순간의선택(수·최성룡)=출주마 중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7500만 원) 말이다. 앞서 설명한 가문의축제의 이복형제마(부마 비와신세이키)로 모마는 허그앤드키스다. 부계와 모계를 보면 걸음이 늦게 터지는 혈통이지만 순간의선택은 6전 2위1회 3위1회를 기록하며 벌써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앞에서 뛸 때보다 따라가면서 탄력을 붙일 때 더 나은 성적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형제마인 승리의함성처럼 추입마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여준 전력으로는 자력 입상은 어려워 보인다. 앞선이 치열하게 싸워 자멸할 때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마필 정도로 보고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
경주로 빠르기가 관건
초반 스피드는 라온모리스와 천왕둥이, 누비퀸 등 세 마리가 엇비슷하지만 누비퀸이 선입마라 경주 초반은 라온모리스와 천왕둥이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간 이후의 폭발력에서 천왕둥이가 우세하기 때문에 천왕둥이가 인코스라면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질주할 가능성이 높고, 외곽이라면 라온모리스의 작전 여하에 따라 나란히 뛸 것이냐 아니면 넘어설 것이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마리 뒤를 누비퀸과 가문의축제가 바짝 따라가는 것이 중반 그림이다. 만약 천왕둥이가 선행으로 내빼는 상황이라면 누비퀸은 좀더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는 라온모리스와 나란히 가거나 오히려 추월해버릴 가능성도 있다.
결승선에선 천왕둥이를 앞세우고 뒤따라온 세 마리가 추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골인지점이 다가오면 포에버대물도 맹렬하게 따라붙을 것으로 보인다.
골인라인을 통과하는 최종순위는 경주마들의 능력보다는 당일 경주로의 빠르기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