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팀장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동기보다 6~7년 늦은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년 후 공직을 떠나 2년간 변호사로 활동하다 다시 검찰로 복귀한 다소 특이한 케이스다. 이후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계 엘리트 코스만 거쳤다.
특수통 검사들에 따르면 윤 팀장은 연수원 시절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도 상당히 존경받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는 사례는 최근에도 발견된다. ‘국정원 사건’을 강도 높게 수사할 경우 청와대의 입장이 곤란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여당의 검사 출신 의원들은 윤 팀장에게만큼은 비난의 화살은커녕 옹호하는 태도마저 보여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여당 의원이 국정원 사건을 강경 수사하고 있는 윤 팀장을 옹호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검사 출신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윤석열은 내가 아는 한 최고의 검사다. 소영웅주의자라고 몰아가지 마라”며 윤 팀장을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검사 출신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도 “항명 부분에 대한 진솔한 인정과 사과가 있으면 처음 수사를 시작한 사람이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며 “윤 팀장이 수사팀에 복귀해야 한다”고 거들고 나섰다. 이를 두고 윤 팀장의 연수원 동기인 한 변호사는 “윤 팀장을 개인적으로 겪어보면 법조인으로서의 그를 존경하게 된다. 때문에 박 의원, 권 의원도 자신의 정치색을 떠나 평소 존경하는 윤 팀장을 옹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국감에서 조목조목 법 원리를 설명해 주목받았는데 실제로 그는 법철학에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다. 윤 팀장은 ‘대기만성형’으로 동기보다 다소 뒤늦게 사법시험 합격장을 손에 쥔 케이스. 윤 팀장과 연수원 동기인 이정렬 전 판사는 “윤 팀장과 대화해보면 법학이론을 꿰뚫고 있어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난 그래서 윤 팀장이 법학자 쪽으로 나갈 줄 알았다. 또 윤 팀장이 고시공부를 오래해서 그런가 했는데 알고 보니 윤 팀장이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더라(웃음)”며 “일반적으로 고시 공부할 때 시험에 나오는 것 위주로 훑는다. 그리고 보통 법철학은 시험에 안 나오니까 잘 안 본다. 그런데 윤 팀장은 원칙대로 법철학까지 공부한 거다. 일반인이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고시생이 법철학까지 낱낱이 공부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거다. 실제로 윤 팀장은 행동도 그렇고 공부방식도 그렇고 ‘이게 정의고 올바른 절차’라고 판단되면 한길만 파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판사는 “실제로 윤 팀장은 원칙에 대해선 결코 양보가 없었다. 후배들한테도 늘 ‘원칙을 지켜라’고 가르쳤다”며 윤 팀장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이 전 판사는 “한번은 윤 팀장을 비롯한 연수원 동기끼리 호프집에 간 적이 있다. 맥주 마시고 헤어질 때 더치페이해서 한 사람에게 현찰을 몰아주고, 그 사람이 카드로 계산하기로 했다. 윤 팀장이 화장실 간 사이 이뤄진 일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윤 팀장이 ‘이건 카드 깡 아니냐. 현찰을 모아놓고 왜 카드를 내느냐. 이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보면 갑갑하고 외골수로 비쳐질 수 있는데 언제나 윤 팀장은 사람이 순수하고 정의로웠다. 그래서 윤 팀장의 그런 지적들이 내심 싫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팀장이 한 참 윗 기수인 조영곤 지검장을 상대로 일종의 폭로전을 벌였는데 원래 윗선에게 대드는 성격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전 판사는 “윤 팀장이 윗선에게 대들었다면 그건 윗선이 잘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윤 팀장이 상명하복을 하지 않을 때는 딱 한 경우뿐이었다. 바로 윗선이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때”라고 답했다. 기자가 “윤 팀장과 조 지검장 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소통의 차이)이 불러온 오해라는 해석도 있다”고 하자 이 전 판사는 “터무니없는 소리다. 내가 아는 한 윤 팀장은 절대 상사가 확실한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윗선에게 대드는 사람이 아니다. 순수한 마초같은 타입이라 오히려 조직에서 윗선을 깍듯이 모시고 후배에게 잘 하는 법조인으로 유명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윤 팀장이 민주당(야당)을 편애해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오해의 시각에 대해 이 전 판사를 비롯한 윤 팀장의 연수원 동기 다수는 실소를 터뜨렸다. 윤 팀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경찰청 정보국장을, 노무현 정부 때는 안희정, 강금원 등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차례로 구속한 바 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