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주가가 2000원대 중반에서 안정되는 모습이다. 동양증권의 경우 재무구조가 꽤 양호하고 매수 희망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윤성 인턴기자
(주)동양의 2대주주는 25.14%의 지분을 가진 동양파이낸셜대부다. 이 회사는 동양증권의 100% 자회사다. 동양증권 최대주주도 동양레저인데 보유 지분율 12.24% 가운데 39%인 4.27%의 지분을 IBK캐피탈, 효성캐피탈, KB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했다.
동양레저는 지난해 이미 자본잠식 규모만 30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부실이 심각하다. 제때 돈을 못 갚으면 동양레저가 가진 (주)동양, 동양증권 지분은 모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소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동양그룹 주가가 폭락한 만큼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담보가치가 훼손, 손실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담보로 잡은 지분이 동양증권의 경영권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산이 달라진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가진 동양증권 지분율은 약 27%다. 폭락하던 동양증권 주가는 최근 2000원대 중반에서 안정되는 모습이다. 동양증권은 6월 말 기준 순자산이 1조 3000억 원, 시가총액은 3000억 원에 달한다.
금융기관들은 동양증권 지분을 담보로 잡으면서 주당 평균 2000원 정도에 돈을 빌려줬다. 담보권을 행사하면 주당 2000원에 동양증권 주식을 산 셈이 된다.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이다.
현 시세면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가진 지분 가치만도 1000억 원이 넘어 250억 원 정도의 차익이 발생한다. 여기에 최대주주로서 약 50%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계산하면 가치는 1500억 원까지 높아진다. 빌려준 돈의 두 배에 달하는 가치다. 담보를 시장에 처분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기보다는 블록딜 형태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증권금융 같은 공적 성격의 기관은 담보로 잡은 동양 관련 주식에 대해 담보권 행사한 후 시장에 처분하지만, 다른 금융기관들은 담보권 행사 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경영권 프리미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주)동양의 경우 부실이 심해 최악의 경우 청산될 수도 있지만 동양증권은 재무구조가 꽤 양호하고 증권업 진출을 희망하는 매수자들도 적지 않다. 유독 동양증권 주가만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