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부 변태 찜질방에서 영계담요를 구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소년들의 전신 마시지 코스를 덤으로 제공하는 등 물의를 빚자(<일요신문> 467호 보도) 보건당국의 집중 단속에 나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영계담요가 새로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2003년형 영계담요는 남성들이 출입할 수 없는 24시 불가마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새로 선보인 영계담요를 만드는 공정은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18세 미만의 미소년이나 운동 선수들을 선발해 사우나에서 오랫동안 땀을 흘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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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아무개씨(41)는 “영계담요를 사용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는 얘기를 손님들로부터 자주 들었다”고 귀띔했다. 최근 등장한 이 담요의 주요 고객은 주부라는 점에서 과거와 같지만, 판매장소와 판매방식에서는 과거와 약간 달라졌다.
요컨대 종전의 영계담요는 부유층 주부들이 자주 찾는 호화 찜질방을 중심으로 은밀히 유통됐다. 때문에 단골손님이나 이들이 추천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영계담요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등장한 영계담요도 주부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 대상은 같다.
그러나 판매방식은 피라미드식 판매수법이 동원되는 등 더욱 교묘해졌다는 게 접촉 주부들의 전언이다. 영계담요 판매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은 무료 이용권 뿌리기. 고급 아파트를 돌며 공짜 티켓을 돌린 후 이를 보고 찾아오는 주부들을 상대로 제품을 파는 방식으로 매상을 올린다는 것.
서대문에 거주하는 주부 장아무개씨(40)도 최근 이 같은 경험을 했다. 장씨는 “친구가 무료 찜질방 티켓이 생겼다고 해서 같이 갔는데 알고보니 피라미드 판매였다”며 “1시간 정도 제품 설명을 들은 후에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는 사람을 통한 ‘각개전’도 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수법. 평소 알고 있는 사람과 일대일로 접촉해 물건을 팔게 한 후 성공하면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하는 방법이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영계담요의 가격은 개당 40만원선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한 개만 팔아도 웬만한 사람의 경우 하루 일당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문제의 담요가 영계담요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남 S 찜질방의 한 관계자는 “영계담요의 경우 미소년들의 땀을 채취하기 때문에 제품생산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피라미드 판매의 경우 대량의 물건을 필요로 하는 만큼 사기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칼럼니스트 양주승씨는 “최근 등장한 영계담요는 젊은 기운을 받으면 건강에 좋다는 슈나미티즘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슈나미티즘은 이스라엘 다윗왕이 정력 보강을 위해 밤마다 슈나미족의 처녀를 품에 안고 잔데서 유래된 말.
그는 “최근 강남 일대 유한 부인들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보신 바람은 이 같은 사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정력 보강을 위해 처녀의 질에 대추를 넣고 하나씩 꺼내먹었던 기록이 내려오고 있다.
한편 경찰은 영계담요의 등장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24시 불가마의 한 폐해로 분석하고, 변태영업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불한증막 등에서 각종 불법 영업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말에 따라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하고 “이번 조사에서 불법 행위가 적발된 업소나 사업자에 대해서는 엄중 처벌할 것”고 밝혔다. 이석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