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KBS <스타 인생극장>에 출연해 행복한 결혼생활 모습을 보여준 김주하 부부.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불과 2개월 만에 김 앵커의 결혼이 발표됐다. 급작스러운 결혼 발표는 김 앵커의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앵커가 올림픽 취재를 위해 해외출장을 떠난 사이 어머니가 직접 나서서 결혼을 준비했던 것. 당시 김 앵커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장을 간 사이 어머니가 그리스로 전화를 걸어 남편과의 결혼 의사를 물었다. 이에 (결혼 상대를) 바꿀 마음이 없다”고 답했더니 바로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교제 1년여 만에 결혼을 약속한 두 사람은 비교적 간소하게 식을 진행했다. 강 씨가 교포 출신이라 시부모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약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뒤 국내에서 정식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주례는 두 사람의 인연이 닿게 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가 맡아 한 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는 두 사람의 스케줄 때문에 ‘일반적인’ 신혼생활을 보내진 못했다고 한다. 신혼여행도 미국 방문으로 대신했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 서로 얼굴을 보는 시간이 30분도 채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도 결혼 1년 만에 김 앵커의 임신 소식이 들려왔다. 2세를 간절히 기다렸던 강 씨는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40만 원어치의 육아관련 서적을 구입할 정도로 기뻐했다고 한다.
한편 김 앵커의 임신 소식에 혹 방송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임신도 김 앵커의 일에 대한 열정을 식히지 못했고 결국 출산 전날까지도 MBC 보도국에 출근하는 열의를 보인 것. 그렇게 김 앵커는 2006년 5월 첫째 아들을 낳았다.
김 앵커는 아들이 태어난 이후 그전까지 사생활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던 것과 달리 언론을 통해 종종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공개했다. 출산 1년 만에 다시 복직한 김 앵커는 아들의 돌잔치에서 자신의 바쁜 스케줄로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앵커는 “평일엔 기자로 주말엔 <9시 뉴스>를 진행하는 터라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아이는 친정어머니가 키워주시고 계신데 모든 걸 이해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육아휴직 기간에 집필한 에세이 출판기념회에서도 “남편은 가정적이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여자는 나보다는 부모님께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는데 남편 역시 우리 부모님께 너무 잘 한다. 그 모습을 보고 결혼을 결심했다”며 남편에 대한 애정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이후 한 가정의 아내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MBC 간판 앵커로서 1인 3역을 소화하며 바쁘게 살아온 김 앵커는 가끔 방송출연을 하거나 언론인터뷰를 통해 잉꼬부부 생활을 공개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물론 결혼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앵커는 “한때 ‘행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 것을 후회한다. 그때는 나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다”며 “예전에는 정말 소소한 행복을 모르고 살았다. 남편과 작은 일로 다툼이 있어도 밤에 아이가 울어도 그게 힘들고 피곤하게 느껴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고 보니 손 안에 너무 많은 행복을 쥐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덕분에 부부싸움도 많이 줄고 매사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 김 앵커는 “과거엔 남편이 요리를 한 후 쌓아둔 설거지가 불만스러웠는데 이제는 요리할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진정한 행복을 찾았기 때문일까. 2011년 김 앵커는 둘째 임신 소식을 전했다. 남편이 둘째를 갖자며 6년 동안 김 앵커를 졸랐다고 하는데 원하던 딸이라 기쁨은 두 배가 됐다. 물론 김 앵커는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출산 직전까지 출근을 했고 그해 12월 예쁜 딸을 얻었다.
빠른 복직으로 아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았던 김 앵커는 1년 8개월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의 육아휴직 기간을 가지며 가족들과 함께했다. 당시 출연한 방송에서 김 앵커는 “7년 동안 남편이 늘 혼자 저녁을 먹었는데 그걸 이해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눈물을 글썽거리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딸의 돌잔치에서도 부부사이의 이상기류를 눈치 챈 사람은 없었다. 김 앵커와 강 씨 모두 돌잔치 내내 연신 행복하게 웃고 있었기에 이혼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지인은 “부부사이는 좋아보였다. 9년 동안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김 앵커의 이혼 소송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까지 행복했던 모습만 보여준 터라 그만큼 충격도 배가 됐다. 게다가 김 앵커는 “결혼 9년 동안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접근금지가처분신청까지 제기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에 대해 남편 측도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두 사람의 진실공방은 이제부터 빡빡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