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주고 밀어주고 ‘끈끈’
박 대통령과 서 의원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던 서 의원은 박 대통령을 대구 달성 재·보선에 공천했다. 오랜 기간 칩거하던 박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서 의원이 도와준 셈이다. 당시 서 의원 부인 이선화 씨는 직접 달성에 내려가 박 대통령 선거를 발 벗고 도와줘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사석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기회를 준 서 의원에게 큰 빚을 졌다”며 고마움을 나타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은 2004년 8월 불법 대선자금 사건으로 수감됐던 서 의원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가장 먼저 난을 들고 서 의원 자택을 찾아가기도 했다.
서 의원 역시 박 대통령에게 신세를 졌다. 서 의원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면서 정치적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더군다나 ‘차떼기’와 ‘탄핵역풍’으로 2004년 총선마저 전망이 어두웠던 상황이었다. 이 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 바로 박 대통령이었다. 천막당사 배수진을 쳤던 박 대통령은 127석을 따내며 제1야당의 체면을 살렸다. 서 의원으로선 박 대통령 덕분에 기사회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당시 박 대통령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은혜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 후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역량을 쏟아 부었다. 17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 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의리를 지켜야 한다”며 박근혜 캠프로 합류했다. 그 결과 서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은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하라고 해도 박 대통령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충성심을 과시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서 의원은 ‘친박연대’를 창당해 14석이라는 의석을 획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09년 5월 비례대표 공천 대가로 특별당비를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으며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며 단식투쟁을 벌였고, 박 대통령은 구치소를 찾아가 “한 점 부끄럼 없다고 하신 말씀을 믿는다”며 위로했다.
서 의원은 2010년 12월 징역을 마치고 교도소를 나설 때에도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며 박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박 대통령도 2011년 12월 서 의원이 좌장으로 있는 청산회 송년 모임에서 “의리가 없으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때 서 의원은 전면에서 활약하진 않았지만 막후에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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