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결산 심사에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최근 3년 구매 내역을 공개하며 석연치 않은 전산용품 구매 과정을 질타했다. 구매 내역을 살펴보면 원자력안전기술원은 한 직원의 요청에 따라 유명 음향기기 회사인 보스(Bose)사의 최고급 이어폰을 15만 6200원에 구매했고 또 다른 직원은 23만 5200원짜리 최고급 헤드셋을 구매했다. 이러한 물품은 개인이 휴대품이라 물품 관리대장으로 관리되지도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납품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는 동안 수수방관했다는 점이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325만 8100원에 구입한 삼성 노트북을 원자력통제기술원은 225만 원에 구입했다. 동일 모델은 아니지만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데스크탑 PC를 236만 6400원에 구입할 때 원자력통제기술원은 125만 원에 PC를 구매했다.
업체 간 담합 가능성도 엿보인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1년 이후 총 72차례 전산용품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는데 이 가운데 대전 지역 세 개 업체가 총 67건을 낙찰받았다. 유XXX이라는 업체가 30건(19억 6000만 원), 송ㅇㅇㅇ가 22건(18억 5000만 원) 현△△가 15건(10억 5000만 원) 순이었다. 이 업체들은 일반적인 납품가에 비해서 30%에서 많게는 2배 가까이 높은 공급가격임에도 낙찰받았다.
올해 1월부터는 세 개 업체가 송○○○→현△△→유XXX 순서로 번갈아 가며 낙찰받는 등 이해하기 힘든 상황까지 발생했다. 세 업체는 모두 대전시 서구에 위치한 한 전자상가의 같은 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웃 업체들이다.
노웅래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원자력안전기술원은 2010년 이후 구매 과정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은 적이 없다. 평균적인 납품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으로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면서 돌아가며 납품하고 있는 것은 전형적인 입찰 담합 수법”이라며 감독 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