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결혼정보업체의 0.1% 매칭 시스템.
하지만 슈퍼리치들의 연애결혼 역시 마냥 자연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유년시절부터 참여한 사교 모임에서 만난 인연들이 대부분 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슈퍼리치들은 바로 이 점을 간파하고 있다. 자녀들의 활동반경을 특정 서클 안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가령 해외 유학을 보내 그곳 VIP 클럽에서 활동하게 해서 인연을 맺게 할 수도 있다. 연애결혼처럼 비춰지지만 실은 ‘자연스러운’ 정략결혼인 셈이다.
일부 결혼정보업체들은 슈퍼리치를 향한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체 내에 ‘명문가팀’, ‘VVIP 전담팀’을 만들어 0.1%의 상류층의 정보를 극비리에 분석하고 서로 매칭시키는 것이다. 상류층의 자격 요건은 ‘사’자가 들어가는 단순한 전문직뿐만 아니라 본인 혹은 부모의 경제력이 최소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야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A 결혼정보업체는 재계, 정관계, 법조계 등 각기 분야 상류층 중에서도 최고위층(the Royal), 고위층(Noblesse)으로 신분을 나누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재계에서 50대 그룹 오너일가 및 대주주가 최고위층이라면 국영, 민영 기업인은 고위층인 셈이다.
A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상류층들은 결혼 역시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력과 본인 직업 둘 중 하나라도 조금 떨어지면 최고위층에 들기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