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한 남자들의 사진집 <백합남자>가 화제다.
<백합남자>의 편집자 우멘코 씨는 “여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하는 방법을 모르는 남성들 그리고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사진집을 출판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합남자>가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오타쿠들의 성지’로 불리는 아키하바라. 이곳은 애니메이션 전문점이나 메이드 카페(여성 종업원들이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서빙을 하는 곳) 등이 몰려 있어 오타쿠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는 이처럼 여장을 취미로 즐기는 남성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젊은이부터 중년까지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이러한 붐을 타고 남성 스커트 전문점이 생겨났으며,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여장 관련 기획이 많아졌다고 한다.
또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는 자신의 여장한 모습을 당당히 올려 귀여움을 어필하는 남성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여장을 즐기는 대부분의 일본 남성들이 코스프레와 같이 여장을 패션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때문에 게이나 트랜스젠더 등 성적 소수자와는 무관한 경우가 많다.
여장남자들이 서빙하는 카페도 인기다. 앞서 언급한 도쿄의 아키하바라는 여장남자들의 근거지로 이용되고 있는데, 근래 이곳에 여장남자 카페가 속속 생겨나 성업 중이다.
여장이 일본에서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지 아니면 정착하게 될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에 대해 우멘코 씨는 이렇게 예상한다. “여장과 관련된 시장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패션으로 여장을 즐기는 사람들을 분류하기 위한 명확한 ‘말’이 없다. ‘여장’하면 일반적으로 성 소수자를 떠올려버리지 않는가. 기억하기 쉬운 명칭이 정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일반적으로 보급될 것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