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추미애 의원. | ||
그렇지만 이날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경선 주자는 다름 아닌 추 의원이었다. 요즘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지도자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 추 의원과 ‘강효리’(강금실+이효리) 강금실 법무장관이 꼽히는데, 이날도 추 의원의 인기를 실감할 만큼 장내 분위기가 뜨거웠다.
투표가 진행되는 1시간여 동안 대의원들은 중앙 단상에서 투표 장면을 지켜보던 추 의원에게 몰려와 악수를 청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해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급기야 추 의원은 단상에서 내려와 ‘팬 서비스’를 해야만 했다. 추 의원은 4년 전부터 함께 다닌 전속 사진사까지 동원(?), ‘팬’들과의 사진촬영에 응했다. 조용히 단상에 앉아 있던 다른 경선 주자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연출됐던 것.
남자 대의원들은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여자 대의원들은 삼삼오오 몰려와 추 의원 곁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또 상당수는 서로 추 의원과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으려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몇몇 대의원들은 추 의원에게 사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마치 인기 연예인이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장면을 방불케 했다. 추 의원도 처음엔 ‘순순히’ 팬들의 요구에 따랐으나, 그 공세가 끊이질 않자 다소 당황해하는 표정도 보였다. 그렇지만 싫지만은 않은 눈치였다.
이런 분위기 탓이었을까. 추 의원도 다소 고무됐고, 기자가 ‘1등 욕심이 생기지 않느냐’고 묻자 “개인적으로는 그렇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투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을 의식한 탓인지 추 의원은 “그렇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1등을 하지 못한다 해도 ‘좋은 인물’이 있다는 것만 알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안 된다 해도 축제의 장이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결국 이날 경선 패배로 추 의원은 자신의 ‘야망’을 펼칠 시기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조 의원이 대표로 선출되자 추 의원은 가장 먼저 조 의원에게 다가가 축하의 악수를 청했다. 그는 투표 결과 발표 후 한 연설에서 “비록 당대표에 출마해 나 대신 조순형 대표가 당선되셨지만 내 마음에 한 점 서운함이 없다”고 말해 다시 큰 박수를 받았다.
그렇지만 추 의원은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 던진 ‘투표 결과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소 표정도 굳어 있었다.
전당대회장 밖에 설치된 임시 선거캠프로 돌아온 추 의원은 목이 탔던지 물을 찾기도 했다. 그런 추 의원의 심정을 읽었던 것일까.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가 “굉장히 아쉽지만 (추 의원에게) 격려의 박수를 한번 보내자”며 위로했다.
이날 추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 대의원들과 함께 전당대회장 인근의 한 샤브샤브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한편 추 의원은 이날 늦게까지도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했으나, 다음날(29일)부터 며칠간 휴대폰을 ‘착신 정지’ 상태로 변경해놨다. 당분간 외부와의, 특히 집요하게 향후 행보를 묻는 언론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