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배우자나 애인을 다른 커플과 서로 맞바꿔 성관계를 맺는 행위를 뜻하는 스와핑. 일반인들에게 스와핑은 포르노물에서나 등장할 만한 장면으로 쉽게 납득되는 행동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스와핑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자신이 직접 스와핑을 경험하길 원하는 사람부터 ‘라이브 관람’을 즐기는 변태성향자들이 적지 않은 것. 충격적이게도 이들의 스와핑에 대한 갈망은 단지 욕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행해졌다.
위쪽부터 ‘S건설’이란 간판으로 위장한 카페 입구, 스와핑이 행해진 밀실, 카페가 입주한 건물 전경.
마치 높은 성곽에 둘러싸인 비밀의 성 같았던 이 사무실은 알고 보니 스와핑을 알선해주는 불법 성매매 업소였다. 이곳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일단 음란사이트인 ‘소라넷’에 개설된 ‘분당S클럽’이란 카페에 회원등록을 해야 한다. 해당 카페는 개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와핑 예찬론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회원 수만도 2100여 명에 달했는데 업소에 출입할 수 있는 정회원은 420여 명으로 제한을 뒀다. 20~40대가 주를 이뤘으며 주부, 회사원 등 평범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기업 임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엄격한 신분검증을 통과한 사람들에게만 정회원의 자격이 주어졌는데 그들 역시 마음대로 업소를 드나들진 못했다. 업소에 출입하기 위해선 전화나 카페를 통해 닉네임으로 예약을 하고 사무실 앞에서 또 한 번 신분검사를 받고서야 출입이 가능했다. 닉네임을 빌리는 등의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실장 손 아무개 씨(여·33)가 400명이 넘는 정회원들에 대해 직접 얼굴을 보고 닉네임, 나이, 연락처, 특징 등을 노트에 세세히 기록해 철저하게 회원관리를 한 덕분이었다.
스와핑 카페 내부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카페와 다르지 않았다.
밀실에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성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를 구경하는 것도 자유로웠다. 남성회원이 혼자 올 경우엔 대기하고 있던 2명의 여종업원들과 무료로 성관계를 맺는 것도 가능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버젓이 성행위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회원들 역시 마음이 맞으면 자연스럽게 스와핑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광란의 밤은 무려 6개월 동안 지속됐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치단체엔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고 출입구에 건설사 간판을 내걸어 아무도 그들의 은밀한 비밀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은 건물에 입주한 한 이웃상인도 “평범한 건설회사로 알고 있었다. 이 건물에 학생들이 다니는 학원만도 5개가 있는데 지하에 성매매 업소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을 당혹스럽게 만든 건 이뿐만이 아니었다. 현장에서 체포된 업주 이 아무개 씨(47)는 업소에서 회원들에게 스와핑을 주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황당한 궤변을 늘어놔 경찰마저 실소케 만들었다. 이 씨는 “스와핑은 무조건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맞아야 하는 거다. 나는 (회원이) 문을 열어 달래서 열어준 것뿐이다. 나도 카페 회원으로 스와핑 모임에 도움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회원들끼리) 너도나도 애인을 공유하니 우리는 가족이다. 스와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자 이 씨는 또 다시 “진짜 스와핑을 해보시면 제 맘을 이해하실 수 있다”며 재차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줄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스와핑의 매력을 역설하던 이 씨를 포함한 7명은 결국 성매매와 알선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최후를 맞았다. 또한 경찰은 카페 정회원에 대해서도 성매매 및 스와핑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 한 차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